군산시와 서천군이 10여년 만에 행정협의회를 재개하고 상생 발전 의지를 모았으나 양 지역 교류의 첫 상징적 결실인 ‘동백대교’ 명칭 문제가 자칫 두 지역의 소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산서천행정협의회에서 ‘동백대교’를 군장대교의 새로운 명칭으로 의결했으나 명칭 자체가 지리적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데다, 동백하면 여수의 오동도 동백꽃 축제와 돌산대교, 부산 동백섬의 동백공원 등 다른 지역이 먼저 떠올라 부적절하다는 군산시의회 지적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의회는 동백대교 이름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지난해 12월 ‘동백대교 명칭 재선정 촉구 건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군산시와 서천군에 송부했다.
시의회의 이러한 지적은 군산과 서천 화합의 상징물인 군장대교 명칭이 지리적 특수성 등을 반영하지 못한 채 동백대교로 확정될 경우 자칫 상징성 및 지역이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군산지역 여론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건의문 채택에 대해 서천군의회 일각 등 해당지역 정치권 등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등 가까스로 재개된 양 지역의 상생 의지에 파열음이 일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
실제로 서천군의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군산시가 원하는 명칭으로 변경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의회를 이용, 동백대교 명칭을 백지화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 아니냐”며 드러내 놓고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천 지역사회 일각에서도 군산과 서천이 상생의 일환으로 행정협의회를 재개해 동백대교 명칭을 정한 것이 첫 성과물인데 이를 두고 불협화음이 대두되는 것은 협의회 의결사항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행정협의회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협의회 의결을 거친 사안에 대해 뒤늦게 군산시의회가 명칭 변경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자 서천 지역사회 일각에서 부적절 시각 및 불쾌감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군산시의회의 건의문 채택 배경이 보다 적절한 명칭을 제정해보자는 시의회의 순수한 의도이긴 하지만, 어찌됐든 양 지역의 행정협의회 의결이 이뤄진 사안을 놓고 뒤늦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또 다른 시비 거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백대교 명칭 논란을 조기에 매듭짓지 못할 경우 양 지역 화합의 상징으로 제정한 동백대교 명칭이 오히려 또 다른 지역갈등의 단초로 이어질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불협화음과 오해로 번지지 않도록 지혜로운 대응책이 요구된다.
군산시의회 한 의원은 “군산과 서천이 10여년 만에 행정협의회를 재개해 상호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좋은 취지로 시작한 동백대교 명칭 문제가 다시 양 지역을 냉각시키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 논란이 조기에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의지를 모을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천군은 지난 19일 동백대교 명칭 문제를 논의한 실무협의에서 “행정협의회 결정사안인 만큼 새로운 명칭 논의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산시는 이에 따라 동백대교 명칭 논란이 향후 서천군과의 상생관계 유지에 미칠 영향 등을 시의회에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려져 시의회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결국, 동백대교 명칭 논란은 군산시와 서천군이 교량명칭 공모 심사 및 행정협의회 의결 절차를 신중히 처리하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졸속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