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이 머무르는 관광지가 아닌 스쳐가는 관광지로 전락한 것은 오래며 그마저도 관람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최치원 기념사업을 진행해 관광자원으로 이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근대문화 외에도 군산을 대표하는 문화의 원형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최치원은 중국에서 더 유명한 인물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유리하다.

고운 최치원은 유불도교를 망라 깊은 이해를 지녔던 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로 당에 유학해 과거에 급제하고 관직에 나아가 황소의 난에 ‘토황소격문’을 적어 명성을 날렸다.

귀국 후에는 신라 사회를 개혁하고자 시무 10조를 건의했으나 귀족들에게 배척 당하고 각지를 떠돌다 해인사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에서는 예전부터 선생이 글을 읽었다는 신시도 월영산 등 최치원의 출생에 관련된 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옥구군의 군지에도 최치원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고 하제에 있다 옥구향교로 옮겨 간 자천대의 내력에도 최치원이 등장한다. 또 조선 정조 때 소모씨라는 사람이 쓴 최치원의 전기에도 최치원의 고향을 고군산(선유도)이라고 적은 기록이 있다.

이처럼 최치원의 군산 출생설은 나름대로 객관적인 증거를 지니고 있으나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 적힌 경주 출생설에 밀려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경남 마산에서 최치원기념사업회가 발족돼 최치원 선생의 유적지를 복원하고 테마공원을 건립하는 사업에 나섰으며, 홍성군에서도 올해 고운 최치원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최치원기념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군산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전라북도에서 마을별 소규모 특화 축제로 군산 최치원 축제를 구상하긴 했으나 역시 이렇다할 진행상황은 없다.

관내 한 문화예술전문가는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적 자긍심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위대한 선인의 삶과 업적을 조명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고군산의 정신과 문화적 지주로 자리 잡고 있는 대학자 최치원의 위상을 확립하는 작업도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선거 치르기 전 문동신 시장이 최치원을 기념할 수 있는 사업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어 이제부터 검토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