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증명되는 관광객 감소

“예전에는 금토일이면 방이 꽉꽉 찼죠. 지금 학생들 방학시즌인데도 주말에 방이 차지 않아요.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늘기도 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예년에 비해서 관광객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을 이렇게 실감하게 되니 참 답답합니다.”

지난해 군산시가 관광객 300만 명을 조기(10월 말 기준 317만 명)에 돌파했다며 팡파르를 요란하게 울려댔지만 이는 고군산군도대교 개통으로 고군산군도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요인일 뿐 실상을 들여다보면 군산시 관광정책의 실패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0만 명이라는 수치에 가려졌지만 함께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고군산군도를 제외한 근대역사박물관, 철새조망대, 청암산오토캠핑장 등에서 전부 관광객이 감소했다.

특히 군산시간여행마을에서 유일하게 유료관람객을 측정하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경우 10월 말 기준 76만 1186명(동기 대비 2016년 86만923명), 11월 말 기준 81만1146명(동기 대비 2016년 95만6693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0만 명 이상이 감소했다.

물론 관광지에서 박물관의 재방문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 해도 10만 명 이상 감소라는 수치는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월명동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더 심각하다.

2015년 부푼 꿈을 안고 월명동 한 곳에서 리모델링을 거쳐 장사를 시작한 A씨는 최근 평일에는 거의 가게문을 열지 않고 있다. 초기에는 하루라도 손님이 찾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꼬박꼬박 가게 문을 열었지만 열리지 않는 문만 바라보는 게 더욱 고역이었다.

“비싸더라도 초원사진관이나 히로쓰가옥 앞 쪽으로 갔어야 하나 후회하고 있어요. 그래도 명색이 관광지인데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지금처럼 금요일까지는 다른 일 하고 주말에만 여는 게 차라리 나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관광객 감소 소식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다. 도시재생선도사업이라고 4년 전부터 진행해오던 사업이 올해까지 연장되는데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군산시가 다른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말이다.

◇관광객 유인을 위한 방안은?

인천, 대구, 목포는 군산과 더불어 대표적인 근대 도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제각각 지역에 남겨진 근대 유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도시 색깔을 입혀가며 차별화를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또한 이들 지역 모두 도시재생뉴딜사업 수혜 지역이기도 하다.

월명동을 시간여행마을로 칭하며 근대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온 군산시는 이제부터 차별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처럼 각 관광지점별로 홍보하기 보다는 월명동 각 골목길을 코스로 엮어 골목길 투어를 강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원도심 내 공간과 각 세부 사업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발굴해 알리고 이를 담은 안내판을 제작하는 등 표징 사업과 거리를 걷다가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시설물을 주민과 함께 조성해 살아 있는 골목길을 만들고 이를 각 관광지점들과 연계해 골목투어가 가능하게끔 코스화를 시키는 것이다.

월명동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군산에 오려고 정보를 찾아보던 중 군산시 홈페이지에 갔는데 관광안내가 몇 개 유명한 장소들을 안내하는 형식이었다”며 “이를 각자 관광객이 직접 찾아가야 하도록 해 막상 군산에 왔을 때 많이 헤매고 잘 둘러보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감성적 골목 투어가 충분히 가능한 공간적 이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점을 찍고 다음 점을 찍는 점 찍는 관광을 지향하기보다는 면으로 머무르는 관광 유인이 시급하다는 지적.

원도심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일방통행로 지정 등 시에 비협조적이었던 주민들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 시가 월명동에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는 루머가 퍼져 있다.

이것이 오해이든 아니든 이제는 도시재생과와 관광진흥과가 시간여행마을 주민들을 껴안고 관광객 유입을 위해 노력할 때이다.

여전히 부족한 공공편의시설 확충에 먼저 힘쓰고 관광객 만족도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쇼핑환경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관광객을 위한 저렴한 가격대의 생활용품부터 잡화, 골동품, 기념품, 의류 등 다양한 판매점들이 골목골목을 채워 간다면 한층 볼거리가 충족될 것이다.

또한 현재처럼 단순히 근대유물인 건물에 들러 내부를 눈으로 관람하고 끝나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몰입감 있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교육 도보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같은 시설이더라도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결합해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톡톡 튀는 상상력을 결합해 호기심을 자극하면 성공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