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위원장 / 채정룡 위원장

민주당 군산지역위원회는 사실상 지난해 4.13 총선 패배 직후부터 1년 6개월 동안 구심점을 상실 한 채 운영되면서 소통부재 및 지휘체계 혼란으로 당원들간 주도권 다툼이 빚어지고, 갈등양상을 초래하면서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왔다.

지역위원장이 공석이다보니 도의원 및 시의원 등 현역 지방의원 중심의 지역위원회 운영에 힘이 실리고, 상대적으로 비 현역의원계에서는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등의 불협화음도 야기됐다.

군산지역위는 지난 5월, 9년 만에 대선 승리를 거머쥐고 여당으로 등극했으나 위원장 부재, 당원 갈등이라는 내상과 함께 비록 야당이지만 재선의 김관영 국회의원 수세에 밀려 군산지역에서 별반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해왔던 게 사실이다.

압도적인 정당지지율에도 불구하고 군산지역에서는 여전히 야당 같은 여당이라는 한계에 머물러 온 것이다.

하지만, 군산 출신으로서 국립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소통과 화합형 인물로 알려진 채정룡 전 총장이 민주당 지역위원위 수장을 맡으면서 앞으로 군산정치권에 적지 않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김관영 '스펙'  VS  채정룡 '부드러운 카리스마'  

지역정가에서는 우선, 양 정당의 지역위원회를 이끄는 김관영, 채정룡 이들 두 위원장의 지역사회 소통행보와 평판이 군산지역의 정당지지도 형성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그동안은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고시3관왕이라는 화려한 스펙을 앞세워 군산 정가를 사실상 독점했으나 앞으로는 전 대학 총장이라는 중량감과 안정성을 내세운 채정룡 민주당 지역위원장과의 비교 내지는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김관영 의원이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틈틈이 지역 현안과 지역구에 심혈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활동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늘 대두돼온 상황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운 채정룡 위원장이  광폭의 소통행보에 나설 경우 김관영 의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역의 김관영 의원은 군산이 직면한 여러 현안을 원외 지역위원장인 채정룡 총장보다 더 정밀하게 챙길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각종 굵직한 지역 현안을 슬기롭게 풀어갈 경우 국회의원으로서 역량과 능력을 재확인 시킬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내 정치적 자산을 더욱 견고히 다질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김 의원의 또 다른 과제는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 및 최근 수면위로 떠오른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 속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소속 지방의원과 지선 입지자들을 어떻게 안정시켜 조직을 추스를지 여부이다.

상당수 국민의당 지방의원과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심리적 위축감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소속 모 지방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들어보면 민주당의 벽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며 “민주당이 새로운 위원장을 임명해 조직을 추스르는 만큼 국민의당도 위원장을 중심으로 철저한 지역구 관리에 나서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초선 시절부터 당 대표 비서실장 등 중앙당의 핵심 당직에 발탁됨은 물론, 현재 국민의당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중앙정치의 구심점 반열에 오른 것은 김관영 의원만의 정치적 역량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김 의원에겐 블루오션으로, 채정룡 위원장에게는 넘어야 할 높은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채정룡 위원장 과제는?


국민의당 김관영 지역위원장 앞에 놓인 무거운 과제는 채정룡 민주당 지역위원장에게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제 막 기성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채 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조직을 튼실하게 정비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지방선거 후보자를 발굴해 잡음 없이 공천을 해낼 지 여부가 시험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평생을 몸담아온 대학 조직과 정당 조직은 성격, 생리, 조직운영 방향도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정서상 민심의 프리미엄이 적지 않은 집권여당의 위원장을 맡긴 했지만, 과거 그랬던 것 처럼 민주당이라는 정당만을 보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에는 지금 군산이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끝내 가동중단 된데 이어 군산지역의 최대 이슈인 군산전북대병원 국비 증액문제가 시민들에게 예민한 현안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지역 현안을 배려하고 지원하려는 현 정부에 대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우세하지만, 앞으로 조선소 가동이나 군산전북대병원과 같은 군산의 주요 이슈들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군산지역위원회에 대한 실망과 피로도가 높아져 민심이 싸늘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다.

민주당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민심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채 위원장을 중심으로 군산의 각종 현안을 중앙당에 신속히 전달해 해법을 모색하는 데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8개월 여 앞두고 시작된 군산지역 국민의당과 민주당간의 정당구도, 김관영·채정룡 양 지역위원장간의 평판 및 이미지 대결, 지역현안에 대한 해결 역량이 지역정가의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한결같이 최후의 승리는 시민이 공감하고 반길 수 있는 지방선거 후보 공천 여부와 군산이 처해있는 어려운 현안 해결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이들 두 위원장의 지역 정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