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주물량 부족으로 이달 초 가동 중단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 대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으나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인 선박건조 물량 배정 및 재가동 시기는 빠져 있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20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 지원대책’을 발표 했다.
이날 발표된 정부 지원대책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선박신조 수요발굴 노력 지속▲ 재가동시까지 지역경제 충격완화 대책 추진▲관계부처간 TF팀을 구성해 대책 추진상황 점검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정부는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선박신조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선사의 신조수요를 적극 발굴하고, 수요가 있는 경우 선사의 사업계획 타당성과 신용도 등을 감안해 초대형 고효율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등의 적기 발주를 지원하기로 했다.
필요시 선박 신조수요를 고려해 현재 24억불인 선박펀드 규모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한, 선령 20년 이상으로 에너지효율등급 등이 평균 이하인 선박 242척 중 노후선박을 조기폐선하고 친환경 고효율선박으로 대체신조할 경우 신조가격 대비 10% 보조금 지급을 검토키로 했다.
군산지역 조선협력업체 지원 관련해서는 대출 원금상환 유예 및 만기연장, 현행 3억원인 협력업체 특례보증을 4억원으로 상향, 소상공인 대상 5천만원 한도 특례보증 재개, 협력업체 구조조정 지원, 전기료 부담완화 대책 등을 내놨다.
조선업 근로자 지원책으로는 당초 이달까지인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내년 6월까지 1년 연장해 고용지원 우대혜택을 유지하고, 조선업 퇴직자 및 실업자 재취업 지원, 군산지역 조선관련 마이스터고·대학교재학생·졸업생들의 진로 및 취업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군산 지역경제활성화 대책으로는 새만금 동서·남북도로, 새만금신항만 등 핵심 인프라 적기추진, 군산항 준설사업 내년 6월까지 조기 완공, 군산지역 농어촌 개발을 위해 올해 국비 70억원 지원 및 내년 4개 신규사업 지원 추진 계획 등을 발표했다.
침체위기인 조선업의 보완 먹거리 육성책으로는 새만금해상풍력 연내 조기착공 지원, 서남해 해상풍력 2단계사업 정상 착공을 약속했다.
조선, 자동차 등 군산의 주력산업과 기술연계성이 높은 농·건설기계산업 지원 방침을 밝힌 정부는 구체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새만금 내 농기계실증단지 조성, 군산 소재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의 위상강화를 위해 전문생산기술연구소로 격상 추진 방안을 밝혔다.
군산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일환으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사업을 활용해 관광지 개선 등을 지원하고, 특히 오는 10월 21일부터 11월 5일 가을여행주간에 군산을 별도 컨셉으로 디자인해 집중 홍보방침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재정사업 우대 지원 대책으로 지역주민이 원하는 복지관 등 주민생활환경 개선 지원 검토, 군산 산학융합지구 추가지원 검토, 군산지역 스마트공장 우선 지원, 군산지역 투자선도지구 지정 및 인센티브 제공, 군산지역 특화발전지구 지정을 통한 규제특례 및 특화사업 추진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향후 관계부처 및 지자체, 지원기관 합동으로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을 팀장으로 한 전담팀을 구성해 지원대책 추진상황 점검, 조선연관업체 애로 및 건의사항 등을 수렴하고 군산조선소 정상화시까지 상시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실질적으로 알맹이 없다 평가
시민들은 이날 정부 대책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정부차원의 지원 의지 및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는 일단 의미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알맹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 대책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선박신조 수요 발굴, 협력사 및 근로자 지원, 지역현안사업 지원 등에 국한해 그동안 거론돼온 여러 지원방안을 한데 묶어 발표한 것 외에 눈에 띄는 새로운 지원책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조선소 중단이후 20여일 만에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 치고는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피부에 와닿지 않아 실망스럽다는 중론이다.
군산시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바라고 있는 군산조선소에 대한 신조물량 배정 및 재가동 시기 조차 언급하지 않은 채 막연히 정상가동시 까지 지원방침을 언급한 것은 공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원은 “정부의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은 고마운 일이지만 20여일만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치고는 너무 형식적이어서 체감이 되질 않는다”며 “조선소 가동시기를 명확히 밝히는 등의 근본대책이 담기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군산시도 공식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김형철 경제항만국장은 정부 지원책 발표 이후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지원대책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 국장은 군산시민과 전북도민, 조선업 종사자들이 바라는 것은 오로지 군산조선소 정상가동인데도 구체적인 가동재개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가동중단을 전제로 한 임시방편적인 대책을 발표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에 기업의 이윤추구 자세에서 벗어나 군산조선소 가동시기를 시민에게 명확히 조속히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이 20여일을 맞이한 가운데 발표된 이날 정부의 지원대책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지역사회 평가가 대두됨에 따라 향후 군산시민들의 반발여론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지역 정치권과 전북도 등의 미흡한 대응 역량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한 지원대책 외에 군산전북대병원 등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굵직한 지역현안에 대한 정부 추가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차선의 대안으로 떠올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