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가 예결특위위원장 선거를 놓고 특정 정당 및 무소속 의원들간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이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2일 예결위원들간 표결을 통해 방경미(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을 예결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본회의에서 예결위 구성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이를 두고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6명과 무소속 의원 2명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1년전 후반기 의장단 선거당시 향후 소수정당을 배려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들 의원들은 “지난해 후반기 원구성 당시 불거진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 소수정당에서 추천하는 의원을 2017년도 예결위원장에 선출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번 예결위원장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추천을 받지 않은 채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을 추천한 것은 소수정당이라는 명분을 찾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조원에 가까운 군산시 예산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으로 비례대표 초선의원을 선출한 것은 의회의 일반적인 관례를 무시하는 행태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군산에서 자유한국당과는 협치를 하고, 더민주당과 협치 할 수 없는 것이 김관영 국회의원과 국민의당 군산지역위의 뜻이냐”며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은 상임위 및 예결위에서 맡고 있는 모든 의회직을 일괄사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방경미 예결위원장 역시 민주당 소속 의원 등의 기자회견 직후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
방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의원으로서 지난해 후반기 원구성 당시 의장은 다수당을, 부의장은 소수당을 지지하는 등 소신을 보여왔다”며 “이번 예결위원장 선거에서 소수당을 배려하기로 한 방침에 따라 출마의사를 밝히고, 의원들간 투표를 통해 예결위원장에 선출된 것이 무엇이 잘못이냐”고 반박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예결위원장 선임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정치권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모습이자 의회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과거에도 초선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아 무난히 직무를 수행한 적이 있다”며 “동료의원들과 재선, 3선 의원들이 함께 위원회 활동을 하는 만큼 부족하지만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의원들의 이러한 모습을 지켜 본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군산경실련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산시 예산을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를 시의원들이 민주적 투표로 선출하고도 잡음이 나는 것을 보면 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이러한 시의회 모습은 자승자박이자,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 직분을 망각한 정치 혐오를 불어올 수 있는 사안이다”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이어 “군산은 지금 현대중공업 및 자동차 산업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데 군산과 시민들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시의회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며 “국민의당 이든, 더불어민주당 이든, 무소속 이든 시의원 24명은 군산시민의 대표로서 활동중 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 사태까지 만든 국민의 당도 문제 안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이러한 사안들을 시민들에게 고자질 한 듯한 기자회견도 시민의 눈에는 부끄러움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군산시민들의 몫이고, 내년 지방선거로 답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 역시 26일 성명을 내고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도 의회정치에서 협치가 보이지 않는데, 지방선거활동이 본격 시작되면 시민을 위한 의회정치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의회정치’로 더욱 협치 없는 분열과 독단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군산시의회가 시민 삶과 중요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정치적 계산보다 시민을 위한 계산을 먼저 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