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롯데쇼핑의 아웃렛 출점과 관련해 지역 중소유통업과의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활성화방안 용역을 실시했으나 그 결과를 놓고 페이퍼코리아 측이 부실용역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시는 6일, 롯데아웃렛 군산점이 지역상공인과 상생을 위해서는 지역상인 우선입점 및 수수료율, 이익 사회환원, 영업기법 전수, 회의 정례화 등의 조치와 함께 소상공인 활성화사업에 약 450억원의 집중투자가 필요하다는 용역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시는 6일 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 연구팀이 수행한 롯데아웃렛 출점계획에 따른 대ㆍ중소유통업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활성화 방안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상생을 위해선 협상과 양보가 기본전제이며, 회피와 주장 보다는 배려와 통합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또한, 입주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 지양, 입주업체 및 협력업체의 회의 정례화, 3개월 매출액 지역금융기관 유치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입점저지대책위에서 제시해 한때 논란이 확산됐던 상인회관 건립은 상생이나 활성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장 중요한 소상공인 활성화사업의 경우 문화와 관광이 지역상권과 결합하는 지역특화 전략사업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활성화사업은 크게 소프트웨어분야와 하드웨어분야를 구분하여 가칭 군산상권진흥재단을 설립해 중간지원 조직으로서 소상공인 활성화 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프트웨어사업은 디스카운트프라자, 소공간 이벤트, 기존 축제 분산개최, 상인조직화 지원, 공동마케팅 활성화, 상인의식 개혁 및 교육, 홍보 블로그단 운영, 상권을 순회하는 군산투어버스 등 11개 사업이다.

하드웨어사업은 주차장 건립, 광장조성, 문화거리 및 컬쳐스토어 조성, 청년몰 허브 조성, 거리경관 및 도로 개선, 아케이드 사업, 골목길 디자인과 포토존 설치, 상가사무실 마련, 업종전환 지원, 야시장 및 벼룩시장 공간, 방문기록센터, 기념상품 판매장, 소상인 물류센터 등 16개 사업을 제안했다.

이를 위한 총 예산은 약 446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으며, 소프트웨어 사업에 20%, 하드웨어 사업에 80%를 배정하되, 아웃렛 입점시기를 고려하여 사업초기에 집중투자할 것을 제시했다.

재원은 행정(국가공모), 소상공인, 민간사업자가 부담하는 안으로 공장이전을 위해서 수혜를 입은 페이퍼코리아와 지역상권을 잠식하는 롯데쇼핑 측에서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군산 3개의 패션상권은 상점가진흥조합을 서둘러 구성하고 세 상권과 재래시장 등을 묶어 상권활성화 구역을 지정, 상권관리기구 설립을 위한 조례제정과 재원의 조기 확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이퍼코리아,  "회사 및 롯데쇼핑 의견 미반영된 부실 용역"
 

하지만 이러한 용역결과에 대해 페이퍼코리아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페이퍼코리아는 6일“이번 용역이 지난해 군산시가 군산대에 의뢰한 ‘대형쇼핑몰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조사’용역 보고서와 내용이 대부분 중복되는 등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 번에 걸친 용역 모두 동일 연구원들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보다 새롭고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추가 용역을 실시한다는 당초 취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페이퍼코리아 관계자는 “당시 용역에서 지역상권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된 방안이 이번 용역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금액만 추가된 것이다”며 “소요 금액도 상인들의 요구사항만 반영되고, 상생의 또 다른 축인 페이퍼코리아나 롯데쇼핑 측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롯데아웃렛 출점으로 인한 대책수립을 위해 추가적으로 실시한 것임에도 상인경쟁력 강화 방안 실행계획 수립과 타 지역 합의사례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고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보고서 내용 중 상권관리기구 설치에 대해 별도의 용역이 또 필요하다고 제시하는 등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 같은 초법적인 용역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군산시의회 모 의원은 “5일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상생기금 부담의 주체인 롯데쇼핑과 페이퍼코리아 측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점, 타 시군 사례 연구가 전무한 점, 상인들의 요구사항만을 반영한 점 등 이번 용역의 문제점을 조모조목 짚었다”며 “이번 용역결과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의회에서는 페이퍼코리아 및 롯데쇼핑의 납득할 수 있는 지역 상생방안 제시를 채근하는 여론, 회사의 성공적인 이전을 위해 갈길이 바쁜 시점에서 공장이전비용이나 수익배분률 등을 들고 나와 적정성 여부를 논하는 것은 자칫 이전 걸림돌 내지는 발목잡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시각 등으로 양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페이퍼코리아 이전은 공익을 위해 반드시 성사돼야하는 사업인 만큼 용역의 문제점만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보다는 지역상생을 위해 어떠한 사업과 노력이 필요한 지 용역을 토대로 판단하는 데 초점을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생안 및 소요금액에 대해서는 용역팀이 회사 및 롯데측의 의견을 사전에 수렴한 것으로 시의회 용역보고회를 통해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군산시는 지난해 9월11일부터 올해 2월5일까지 9790만원을 들여 ‘대형쇼핑몰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조사’ 용역을 시행한데 이어, 지난 4월26일부터 8월21일까지 3995만원으로 ‘대형쇼핑몰 출점계획에 따른 대중소유통업 상호협력 및 소상공인 활성화 대책’용역을 추가 진행했다.

한편, 시의회는 페이퍼코리아 이전 및 롯데아웃렛 입점 관련해 검토했던 특위구성을 유보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여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