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경포천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비만 오면 산책로가 침수돼 부실 설계 논란을 낳고 있다.

경포천 수해상습지 개선 공사는 도심하천 정비를 통한 침수예방 및 시민 휴식공간 제공을 위해 수송동 원협공판장에서 경장동 송경교 까지 2.25㎞ 하천에 430억원을 투자해 정비하는 것으로 현재 88%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공사는 기존 20~30m의 하천 폭을 50~70m로 확장하고, 산책로 4.5㎞와 교량 3개소, 수문 등을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말 공사가 준공되면 경포천이 기존 협소한 수로에서 탁 트인 친수공간으로 바뀌고, 새로운 수변 산책로가 개설돼 인근 주민들의 휴식공간 활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4.5㎞ 구간의 산책로가 수면으로부터 너무 낮게 개설되면서 우기철 상습침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량의 비만 내려도 산책로 침수가 불보듯 뻔한 데다, 경포천의 혼탁한 물이 범람할 경우 산책로가 흙탕물과 각종 협작물로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민 휴식공간 활용 목적으로 개설한 산책로가 자칫 잦은 침수로 인해 흙탕물로 뒤범벅 될 경우 이를 청소하고 유지관리하는데만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달 들어 내린 잦은 비로 인해 경포천 일대 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천의 상당 구간이 흙탕물로 뒤범벅돼 향후 산책로 관리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이처럼 경포천 산책로가 현지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채 설계돼 앞으로 유지관리 부담을 떠안게 되기 까지는 애초부터 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신중히 검토하지 않은 채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인근 아흔아홉다리~경찰서 뒤편의 경포천 구간에 이미 산책로가 개설돼 있으나 이용객이 거의 없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유사한 설계로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시공중인 경포천 구간의 산책로가 앞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철저한 유지관리 방안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활한 국비확보를 위해 사업목적에 맞도록 하다 보니 산책로 개설이 추가될 수 밖에 없었다”며 “잦은 침수 및 유지관리비 부담 등의 문제점이 예상되는 만큼 효율적인 유지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침수피해가 발생하면 살수차 등을 동원해 청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