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 여파가 진정세로 돌아서며 관광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군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동국사가 관광객 출입을 무기한 통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동국사 경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당 평탄화 작업으로 인한 안전 강화 차원이라는 표면적인 이유 이면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본 편의시설 조성 등 군산시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동국사는 지난해 이미 한 차례 외부인 출입을 제한한 적이 있다. CCTV·공중화장실 설치, 주차장 조성 등을 군산시에 건의했는데도 시가 예산 부족을 들어 이를 미루자 강수를 둔 것.
이후 시에서는 벤치·화장실 등을 설치했으며 금광동 165-4번지 일원 토지 1,610㎡와 4층 규모의 건물 1동을 매입해 관광객 주차장과 동국사 불교유물전시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금광동 문화체험거점공간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예산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사업안이 한 차례 보류된 후 아예 부결돼 버리면서 불만이 터져 버린 것.
또한 최근 경내를 관람하던 한 아이의 손가락이 골절되는 사고로 인해 소송에 휩싸이면서 동국사 측이 꾸준히 우려했던 일들이 발생한데 대한 일종의 항의 표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동국사는 신도와 문화재 관련 인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지난해 동국사 측의 요청으로 마련됐던 관광안내소 또한 기존 출입구 쪽에서 동국사 아래 도로 쪽으로 옮겨졌다.
동국사 측은 “매년 관광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편의시설은 이에 못 따라가고 있다”며 “군산시가 지난해 관광객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했을 때 약속했던 일도 지키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산시 관계자는 “최대한 협조할 수 있는 것은 협조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개인 사찰이기 때문에 시에서는 강제할 수 없고 꾸준히 소통해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금광동 문화체험거점공간 조성사업은 의회에서 부결되었지만 여전히 도시재생선도사업 구역에 동국사가 포함되어 있는데 자꾸 제외됐다는 얘기가 들려 곤혹스럽다”며 “기반시설 조성이 빠졌다고 구역에서 완전히 빠진 것은 아니고 여러 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관광 도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군산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서라도 근대역사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은 동국사 관련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