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에서 생산한 제품과 설비 등이 비둘기 배설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회사측은 급기야 공장 지붕에 비둘기 접근을 막기위한 그물망까지 설치했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들어 뿜어대는 비둘기 배설물로 인해 제품 오염, 생산설비 부식, 잦은 기계고장 등 생산활동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적 특수강 전문기업인 세아베스틸의 경우 수년 전부터 비둘기 떼로 인한 생산활동 차질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비둘기 떼가 먹잇감이 많은 군산항 5부두 곡물 야적장 주변에서 서식을 하다 공장 내부까지 날아들어 배설물을 배출, 생산된 제강 제품을 오염시키거나 생산설비의 부식을 가속화 시키면서 잦은 기계고장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품의 표면이 오염돼 거래 업체로부터 클레임이 발생하거나 배설물 오염을 제거하는데 추가 비용마저 발생하고 있다.

또한, 공장 곳곳에 깃털이 날리고, 배설물 악취가 진동하면서 근로자의 작업환경 저하 및  호흡기 질환 마저 유발하는 등 비둘기로 인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급기야 회사 측에서는 비둘기 진입을 막기 위해 3차례에 걸쳐 1억4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모든 공장 지붕에 비둘기망을 설치하고, 청소차와 살수차까지 동원해봤으나 틈만 있으면 날아오는 비둘기떼 진입을 차단하는 데 역부족인 실정이다.

구산항 5부두 곡물야적장에서 서식하고 있는 비둘기떼. 대책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둘기 배설물로 제품검사 설비가 오염되면서 검사측정 능력까지 현저히 떨어지고, 때로는 오작동으로 인해 불량품 식별 마저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공군부대 등 조류 전문가를 찾아 비둘기 습성을 알아볼 생각까지 했겠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비둘기 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기업은 세아베스틸 이외에도 다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해 기업들은 인근 5부두 곡물야적장에서 비둘기 서식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기업체 자구노력만으로는 피해를 막는데 한계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항만 시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군산지방해양항만청이나 5부두 하역사 등에서 곡물 야적 저장방식을 개선해 비둘기 접근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다.

급기야 군산시가 비둘기 떼로부터 야기되는 입주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유관기관 긴급 간담회를 준비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착수해 주목된다.

시는 오는 29일 세아베스틸에서 이성수 부시장 주재로 군산시, 항만청, 소방서, 경찰서, 조류보호협회 등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어 입주기업의 비둘기 피해 차단을 위한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준기 시 투자지원과장은 “비둘기 피해로 인해 입주기업들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이 심각한 만큼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