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지역 실정에 맞는 인구정책 발굴을 표방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시가 지향하는 새로운 인구정책의 방향이 인구 감소의 근본 원인으로 꼽혀온 군산의 정주여건 개선 및 일자리 창출 대책 등과 다소 거리가 멀어 실효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13일 날로 심각해지는 인구감소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 마련을 위해 군산시 인구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정비에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적극적인 소통과 협업을 통한 실질적인 사업 발굴을 위해 기존 인구정책 T/F팀을 실무진 중심으로 대폭 개편함은 물론, <결혼‧임신‧출산>, <양육‧보육>, <교육> 분야 정책을 우선 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또한, <정주여건>, <일자리>, <노인복지> 분야는 중․장기 과제로 분리하는 등 단계별 사업 추진을 통해 결혼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의 이러한 인구정책 방향 전환은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우선, 사회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신 및 출산, 보육 등의 지원을 강화하려는 시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군산시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부서에서 인구 감소의 주 요인으로 지적되는 정주여건 개선 및 일자리 창출 등의 핵심 과제를 우선순위에 올리지 않고 중장기적 과제로 분리함으로써 자칫 인구 감소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우선순위를 잘 못 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말까지 인구 전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입은 1만 328명인데 비해 전출은 1만1516명으로 군산을 떠난 인구가 1188명 많았는데, 이 가운데 793명은 직업, 747명은 교육을 이유로 타 지역 전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군산의 열악한 정주여건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 교육환경 낙후 등이 군산 인구 감소의 주된 사유임을 방증해준다.
교육으로 인한 인구감소 역시 우수학생 역외유출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위권 학생과 중하위권 학생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투트랙 교육지원 전략 필요성도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군산시의 인구정책 추진방향 역시 임신출산, 보육 등 단편적인 분야에만 맞추기 보다는 가장 근본 요인인 정주여건 개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역 대학의 한 교수는 “군산의 정주여건과 일자리 창출이 이뤄져야 비로소 인구유출이 줄고, 인구유입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인구가 증가하면 임신과 출산도 늘어 인구 증가를 위한 기본 베이스가 갖춰지는 만큼, 인구증가를 위한 군산시의 정책방향 역시 정주여건 개선과 일자리 창출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할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를 군산시가 중장기 과제로 분리한 것은 현실과 괴리감이 큰 근시안적 행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군산시 인구정책 T/F팀은 1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분야별 회의를 열어 우선 추진과제인 <결혼‧임신‧출산>, <양육‧보육>, <교육> 분야 관련 핵심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결혼‧임신‧출산>은 결혼해서 출산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 <양육‧보육>은 엄마가 맘(MOM)편한 육아 시스템 마련, <교육>은 ‘공부의신’을 통한 사교육비 걱정 없는 수준 높은 교육지원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시는 이 밖에도 인구에 대한 인식개선사업 등 효과가 미비한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결혼‧임신‧출산>, <양육‧보육>, <교육> 분야의 실수요자로 볼 수 있는 맘카페 회원을 시민참여단으로 구성하여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을 발굴·추진할 계획이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근본적인 대책 없이 일회적이고 일시적인 정책으로는 인구감소에 대비할 수 없다"며 “인구정책에 우리 군산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