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과 서천은 지난해 2월 10여년 째 중단된 행정협의회를 재개한 이후 철새축제 공동개최, 동백대교 명칭 선정, 자전거 대행진 등 문화, 체육, 관광 등 다방면에서 교류의 폭을 넓혀오고 있다.

문동신 시장과 노박래 서천군수의 화합 상생의지가 양 지역 화합의 물꼬를 트자 이제는 그동안 논의를 미뤄온 금란도 개발 등 예민한 지역 현안을 의제로 지혜로운 해법을 찾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금란도 개발은 군산시가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왔으나 인근 서천군과의 마찰로 인해 장기간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시는 서천군민과 군산시민이 함께 이용 가능한 항만친수공간 조성을 추진했으나 이를 위한 정부 용역이 답보상태를 보이자 국가주도가 아닌 민자유치를 통한 개발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에 금란도 개발을 포함시켜주도록 건의했으나 이 또한 반영되지 않으면서 금란도 개발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이야 말로 장기간 표류해온 금란도의 친수공간 활용을 위해 군산시와 서천군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색할 절호의 시점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산과 서천의 물리적 거리감을 한층 좁혀 줄 동백대교가 올해 말 부분개통 예정인데다 금란도 인근에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어 이러한 관광인프라와 금란도 개발을 연계할 경우 양 지역 모두 윈윈 전략으로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 박모 씨는 “군산과 서천이 상생 노력을 약속한 만큼 금란도는 이제 군산이나 서천 어느 한 지역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다”며 “어차피 조성된 땅인 만큼 서로 경계하고 갈등하기 보다는 군산과 서천이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지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서천군은 지난해 말 “금란도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해양수산부에서 추진중인 금강하구 종합관리시스템 연구용역이 마무리되는 2019년까지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밝힌 상태이다.

하지만, 군산시와 서천군이 상생을 선언한 마당에 2019년까지 금란도 개발을 유보하기 보다는 다소 예민한 문제일지라도 금란도를 의제삼아 논의하기 위한 양 시군의 노력이 요구된다.

군산시의 한 관계자는 “금란도를 군산시민과 서천군민을 위한 친수공간활용이라는 당초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동백대교 개통 등 양 지역의 여건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서로를 위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란도는 200만㎡부지(60여만평)가 군산시 지번으로 등재돼 있으며, 항만친수시설 개발을 위해 해양수산부 용역을 시행하던 중 서천군의 반발로 지난 2012년 9월 용역착수 4개월 여 만에 전격 중지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