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이 말하는 공유는 도대체 무슨 의미이며, 공유를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군산이 문화도시 슬로건으로 내세운 ‘문화공유도시’가 너무 추상적이라며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산문화도시센터가 지난 24일 문화공유포럼을 열고 비전인 '문화공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지난 24일 군산문화도시 예비사업을 추진하는 군산문화도시센터가 ‘2022 공생공락을 위한 문화공유도시 군산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군산시는 지난해 ‘문화공유도시 군산’이라는 사업명으로 문체부 공모에 응모, 문화도시 예비사업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 진행한 예비사업을 평가해 내년 문화도시 본도시 선정 여부가 판가름 난다.
이날 포럼은 군산시가 내세우고 있는 ‘문화공유’에 대한 개념과 이에 대한 최신 트랜드를 알아보고, 본도시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정립하기 위해 열렸다.
첫 번째 발제자 정영신 카톨릭대 교수는 ‘새로운 삶, 공유를 넘어 커먼즈로’, 서울대 아시아도시사회센터 이승원 부센터장은 ‘도시 커먼즈 운동과 문화공유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커먼즈는 간단히 말해 공동으로 누리는 것을 말하며, 공유지·공유재·공동체 등을 포함한다.
이승원 부센터장은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으로 어떤 권리의 공간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문화도시 출발의 단초로 삼는 것이 좋겠다”며 “군산에서의 커먼즈는 바다, 갯벌, 근현대사를 꼽을 수 있겠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발제자 군산대 박학래 교수는 「공생공락(共生共樂)을 위한 군산의 문화공유도시 전략」을 소개하며 “도시 발전의 힘은 시민이며, 시민을 변화시키는 것은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윤소영 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화도시의 출발은 도시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혹은 해결하기 위한 도시가치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그런데 군산 문화도시사업이 추구하는 도시가치는 무엇인지, 왜 이런 가치가 도출되었는지가 잘 그려지지 않고, 문화도시 군산의 정체성은 무엇인지가 너무 추상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먼저 그동안의 군산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고 다양한 이슈 중 우리가 공감대를 갖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고 공공재로서의 인프라를 어떻게 문화로 활용할 것인가, 그 결과로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를 정립해 공유도시가 지향하는 것을 구체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오진이 금천문화재단 대표와 원도연 익산문화도시센터장의 인식과도 일맥상통했다. 이날 포럼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오진이 대표는 토의문을 통해 “도시커먼즈, 문화공유 등 아직은 우리사회에서 낯선 그리고 조금 어려운 가치를 추구하는 만큼 군산예비문화도시사업이 일부 사업 참여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보다 보편적인 군산 시민 대중을 보다 포괄적으로 포용하기 위해 일상의 언어, 익숙한 사용감이 있는 생활 언어로 ‘문화’와 ‘공유’가 이야기되고 ‘문화공유도시’의 가치가 체감되는 기회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원도연 센터장 역시 “군산의 공유문화가 이 현학과 화려한 수사의 함정에서 벗어나 어떻게 이것을 시민의 개념으로 바꿀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문화공유가 현실에서 힘을 얻기 위해서는 도시의 문화자산들을 어떻게 시민과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공공의 포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학래 교수는 이에 대해 “군산시가 ‘문화공유’라는 가치를 아예 군산시정 전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그동안 군산시의 ‘문화공유도시’ 라는 비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성찰할 수 있는 첫 자리엿다는 점에서 이날 포럼을 통해 도출된 여러 제안들을 군산시와 군산문화도시센터가 어떻게 적용하고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