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를 퍼낸 자리에서 발견된 녹청자들(제공=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25일 수라갯벌에서 생물종 조사를 진행하던 중, 녹청자 여러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물 발견 장소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부지 북쪽 지점으로, 남수라 마을과 약 1.1km 떨어진 지점이다. 새만금 육상 태양광 부지의 물을 바다로 빼내기 위해 약 2년 전에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내며 수로를 만들었던 곳으로, 2m 이상 파내었던 지점을 통해 해저(공유수면)에 묻혀 있던 도자기편들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녹청자가 발견된 2m 깊이로 파낸 수로(제공=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발견된 유물은 고려 말~조선 초 서남해안(부안 변산일대서 제작 추정) 일대에서 제작된 전형적인 민수용 녹청자 그릇편이다.  

공동행동 측은 “전문가에게 의뢰 결과 유물은 서해 연안 수로를 통해 도자기 등을 개경과 서울 등으로 공납하는 과정에서 해상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침몰한 조운상선에 실려 있던 유물의 일부로 추정된다.”며 “해무리굽 바닥에 모래와 포개어 구운 내화토비짐의 받침, 다양한 생활유물의 성격으로 보아 새만금 지역의 도자기사(도자사) 규명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는 기종”이라고 전했다.  

또한 “수라갯벌이 과거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매장유물 조사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2m 깊이 이상의 한 지점에서 고려 및 조선 초기 녹청자 여러점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빠진 매장문화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년 전만 해도 새만금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 개의 큰 강인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서해 해상로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이 여러 차례 입증되고 있다.  

특히 옛 하제포구 주변의 경우 7~8m 이상의 수심으로 조운상선이 이동할 수 있었던 수심이었다. 고려시대 지도 ‘동여비고’에서 ‘화산(花山)’이란 지명으로 해안에 표시되어 있는 지역은 현재 수라갯벌 주변의 군산 미군기지 남쪽 산을 지칭하는 ‘화산’과 같은 지역으로, ‘화산’이 고군산군도와 화산 사이의 해상 운항시 조운상선이 육안으로 꼭 확인하며 항해해야하는 곳이었음을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수라갯벌이 고군산 군도와 화산 사이의 중요한 해상 루트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수라갯벌 녹청자의 발견으로 새만금 갯벌과 호소에 존재하는 수중 유물과 매장문화재의 존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수라갯벌을 비롯한 새만금 지역의 해저유물과 매장문화재에 대한 광범위하고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유물이 발견된 만큼 문화재 조사를 미적대다가는 새만금 신공항 조성이 더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