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명산동에 위치한 군산화교소학교, 몇 년째 재학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내몰렸다.
국내에 정착한 화교를 위한 학교로 인천, 서울에 이어 한강 이남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군산화교소학교가 폐교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1941년 10월 중국어문강승소라는 이름으로 개교해 80여 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이어 온 군산화교소학교는 지난 2016년 1학기(중국과 마찬가지로 가을학기가 새학기)부터 재학생이 한 명도 없게 되자 2017년 6월 1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 2년 간 휴교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후 2019년 휴교 기간이 끝났고 소학교 측에서 휴교 연장 신청을 해 왔지만 도교육청은 승인을 하지 않았고, 휴교 연장 없이 다시 개교했으나 현재까지 정식 재학생이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도내 유일의 외국인 학교이나 입학 요건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학생 수급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거나 해외에서 일정 기간(5년 이상→3년 이상)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한국인 자녀만 입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도 학생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오전에는 일반 학교에 다니고 오후에 등교해 중국어 등을 배우는 형태로도 운영되었으나 중국어 학습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등의 이유로 학생수가 감소해 그나마도 맥이 끊겼고, 현재 서너명 정도의 학생들이 교사 개인 교습의 형태로 학교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휴업 및 휴교 기간을 제외하고 계속하여 3개월 이상 수업을 하지 아니한 경우 청문을 열어서 학교를 폐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휴교 당시 뿐 아니라 휴교가 끝나고도 2년 동안 학생이 없었던 상황에서 더 이상 정상 운영은 어렵다는 결론이지만 되도록 설립자가 자진 폐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하긴 하는데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방침 상 폐교 절차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대만과의 국가 관계 특수성 등으로 강력한 조치는 보류하고 있는 듯한 상황이다.
반면 현재 학교 설립자나 교직원은 “오랜 역사를 지닌 학교이고 상징성이 있는 학교인데 처음 설립 목적처럼 계속 교육기관으로 운영하고 싶다”며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는 입장이다.
특히 설립자는 외국인학교 인가를 취소하고 중도입국학생 위탁교육기관이나 방과후마을학교 등의 다른 형태의 운영이나 화교 관련 기념관 등으로의 전환 등에 대해서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이 별도로 없는 지자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관할이 교육청일 뿐 아니라 재학생이라도 있다면 교재비 지원 등의 대안을 마련해볼 수 있지만 학생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지원 방안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군산 근대사의 한 획을 차지하고 있는 화교, 타국에 와서도 높은 교육열로 고국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 노력했던 그들의 정신이 깃들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화교소학교, 과연 유구한 역사를 계속 이어나갈 해법이 있을지 주목된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