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의 1층 역사전시실, 타 문화시설의 일반 전시실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

월명동 옛 조선식량영단 군산출장소 건물을 재단장한 군산시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구영2길 43, 국가등록문화재)이 드디어 문을 열었지만 재단장을 위해 투입된 막대한 예산에 비해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 9일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 20주년 행사에 맞춰 임시 개관했던 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을 계속 개방한다고 밝혔다. 다만 등록문화재 기념행사를 위해 준비한 전시 위주로 관람을 실시하며 VR·홀로그램 체험은 코로나19와 관리운영주체가 결정되지 않아 체험할 수 없다.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은 군산 지역만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인근 근대역사문화지구와 연계해 관광객을 유인 관광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총 70억 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조성은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이하 전북콘진원)이 맡았으며 70억 원 중 20억 원은 리모델링 공사비로 사용되었다. 국비 결산과 당초 사​업계획기간에 맞추기 위해 지난 2019년 서둘러 준공을 마쳤고, 외벽에서 일제강점기 시대 벽돌이 발견되며 이를 복원하기 위해 개관이 미뤄졌다. 현재 하자보수를 거의 마친 상황이다. 

70억 원 중 나머지 50억 원은 내부 체험시설 조성에 쓰였다. 전북콘진원은 2019년 2월 (주)KT와 ‘군산홀로그램콘텐츠 체험존 콘텐츠 제작 및 인프라 구축-운영’ 계약을 체결하고 내부 콘텐츠 제작과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처럼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체험존 내부 시설은 조악하고 열악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본래 군산체험존 조성 예산이 아닌 군산시가 자체로 받은 등록문화재 기념행사 예산으로 구성된 2층 전시실, 역시 첨단시설과는 거리가 멀다.

일제강점기 시대 사료를 기반으로 그 시절 군산의 모습과 수탈의 현장을 그래픽으로 재현·전시했다는 역사전시실은 다른 일반 박물관의 전시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홀로그램상영관과 VR체험 등은 운영자가 없다는 이유로 개점휴업상태다. 특히 홀로그램상영관에 선보일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앞에 언급한대로 (주)KT는 운영까지 맡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들어 운영을 맡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으며, 이를 관리해야 할 전북콘진원도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부실한 내부 조성에 대한 책임은 물론 운영도 맡지 않겠다는 (주)KT의 배짱에 당장 운영을 맡게 될 군산시는 난감하기 그지 없다는 입장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내년에 예산을 좀 더 확보해 보완하고자 한다”며 “결산 시 계약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반영하고, 최대한 전북콘진원이 관리운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전혀 군산만의 특색도 담아내지 못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체험도 할 수 없는 군산홀로그램콘텐츠체험존, ‘그냥 스쳐 지나갈 포토존’을 조성하는데 70억 원이 들었다는 비판과 함께 전북콘진원의 책임있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