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혹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겨졌던 향교와 서원이 활짝 문을 열고 선조들의 지혜와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굳게 문이 닫힌 채 지역 어르신들이나 가끔 제례를 지내는 공간 정도로 인식되던 전국의 향교와 서원을 그 본래 가치와 진정성을 되살려 현대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도록 ‘살아숨쉬는 향교·서원’이라는 주제로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리 군산에서는 1403년 처음 건립돼 지역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임피향교에서 매년 사업이 열렸으며 이에 따라 오늘날 임피향교는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인문학 학당으로 정착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쳐 있던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차분히 위로하며 멀리 가지 않고도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주제는‘자연의 이치를 느끼며 서로를 존중하는 삶을 말하다’로 입어례, 흥어시, 성어락 등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눠 오는 12월 5일까지 진행된다.
입어례(立於禮, 서로를 존중하는 우리의 삶)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향교에서 선비들의 삶을 체험하도록 해 우리 유교 문화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성인식·전통악기체험, 지역역사문화 체험 등 인성·예절 교육과 다문화에 대한 이해와 체험 중심으로 마련됐다.
흥어시(興於詩, 자연의 이치를 느끼며)는 자연의 이치대로 살면서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해갔던 유교적 세계관을 청소년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한옥과 절기음식?약초 등을 체험하며 조상의 지혜를 익힌다.
마지막으로 성어락(成於樂, 즐겁지 아니한가) 은 1박 2일 동안 군산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역할극 체험 등을 통해 격조 높은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지역주민과 유림이 참여해 마을 잔치 때 축하공연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열린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유치원의 어린이는 “큰절을 할 때 어떤 손을 위에 올리고 어떤 손을 아래에 올리는 지 잘 몰랐는데 선생님이 알려주셨다”며 “옷도 신기하고 악기도 신기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안전 문제에 민감한 만큼 사업을 주관하는 군산대 산학협력단 전북역사문화연구소에서는 명부 작성 및 발열 체크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마스크와 세정제를 비치하는 등 소독에 철저를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프로그램 운영 시 진행 및 안전관리 요원을 충분히 배치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주변 지리에 익숙한 주민을 비상근 안전요원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운영에 앞서 문화재 훼손방지교육을 실시 문화재 관리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글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문화재와 문화유산을 눈으로 보며 체험하고 생생하게 익히는 새로운 시간여행을 임피향교에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