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가 공모하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신청 기한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지난 5일 열린 군산시 문화도시 조성계획 수립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부실한 용역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도시사업은 문화로 도시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5년간 최대 2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다양한 지원사업이 펼쳐진다.

이번 연구용역은 공모 대응전략의 하나로 군산시가 왜 문화도시에 선정되어야 하는 지, 선정 시 어떻게 문화를 통한 지속적인 지역발전과 주민의 문화적 삶 확산을 이뤄낼 지 조성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문화도시 군산의 비전으로 ‘근대를 껴안은 국제교류 문화도시 군산’을 전략목표로 ▲문화생태계 구축-시민문화향유공간·예술공연활동 공간 구축 ▲시민 문화권리 확보-문화일상화사업·문화 정체성 확보 ▲문화 융합도시 구축-문화융합체계 구축·문화교류사업확산 ▲문화산업발전 토대 구축-문화사업지원체계 구축·문화산업특성화추진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들 대부분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문화도시 지정 신청이 오는 7월 24일까지로 기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용역사가 지역 문화의 약점으로 근대역사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건축물이 있지만 지역주민 위주의 문화사업이 취약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위한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는 분석결과를 내놓았음에도 ‘근대’라는 틀 안에 문화도시의 비전을 가두려하는 패착을 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리나라 ‘근대’ 시기는 일부 특권층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던 시기로 현재 지역에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지칭도 일부 일본식 건물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위주의 문화도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높다.

이근영 추진위원은 “군산은 오랫동안 항구도시로 최근에는 산업도시로 이름을 높이고 있는데 이러한 것들이 문화도시 비전에는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며 “근대는 역사 개념일뿐 군산의 문화예술과 진행되고 있는 문화적 도시재생 사업 등을 더 포함하는 군산의 특성이 담긴 비전과 목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석기 추진위원은 “문화 생산자와 그것을 향유할 시민들에 대한 어떤 지원이 이뤄질 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군산만의 색깔이 들어가야 하는데 군산 문화예술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없기 때문에 사업계획도 전혀 구체적이지 않다”고, 박양기 추진위원은 “기존에 예비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들의 사업명을 보면 그 도시만의 특성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이번에 제시된 비전에는 그런 것이 없으니 신선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석호 추진위원은 “탑다운 방식으로 문화생태계를 재맥락화해야하는데 이런 점들이 빈약하다”고 고석인 추진위원은 “돈이 투자된 이후 이런 지원들을 어떻게 선순화시켜서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까하는 방향성도 없고 굉장히 두루뭉술하게 여러 부분을 만족할 수 있게 했는데 이는 특별성이 없다는 것이고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좋을 수도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국가 공모사업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자체에서는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 대신 많은 예산을 들여 전문가 집단에게 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용역을 주곤 한다. 

이번 용역은 4500여 만 원이 투입되었으며, 공고한 후 입찰에 응모한 학술연구용역 업체를 대상으로 별도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제안서를 평가해 최종 용역사를 선정하는 ‘협상에 의한 용역’으로 진행되었다.

도내에서도 일찍이 남원시, 익산시 등이 문화도시 지정을 대비해오고 있고, 전국 지자체 경쟁이 치열한 만큼 좀 더 치밀하고 철저한 계획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