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아리울역사문화가 선양동 말랭이마을에서 '햇빛동네 영화 Day'를 열었다.
‘햇빛동네 영화 Day'가 지난 30일 오후 선양동 말랭이마을에서 열렸다.
‘햇빛동네 영화 Day'는 2019 생태테마관광육성 문체부공모사업에 선정된 프로그램으로 군산시와 (사)아리울역사문화가 공동주최했다.
이날 소설 <탁류> 속 주인공인 정주사 집터 근처에 있는 빨강풍차 앞 공터 벚나무들 위로 대형 스크린이 펼쳐졌다. 이를 보고 선양동 주민들과 저녁 산책 온 가족들 100여 명이 자리를 잡으면서 ‘햇빛동네(선양동)’에서의 추억 여행이 시작되었다.
먼저 “고등학교 3학년 때 선양동 말랭이에서 친구와 함께 자취생활을 했다”는 군산문화원 이진원 원장이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원장은 “3일에 한 번씩 물 한 동이 떠다주는 것을 월세로 대신했던 고생스럽지만 추억이 된 토막집 생활이 대학을 가는 단초가 되었다. 저녁이 되면 산 말랭이에서 바라보이는 금강가에 늘어서 불을 켠 방어잡이 배는 꽃송이 같았단다. 좁은 계단을 타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는 산말랭이에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공부를 했던 그 시절이 서럽고도 그립다”고 전했다.
저녁놀이 어스러이 질 때쯤 군산출신 정인봉 감독의 영화해설에 이어 추억의 영화로 1975년 작 ’바보들의 행진’이 상영되었다. 군부 독재시절을 다룬 영화로, 송창식의 노래 ‘고래사냥’과 ‘왜 불러’ 등이 OST로 나와 관람객들이 함께 따라 부르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관람객들에게는 주먹밥, 삶은 달걀, 옥수수, 고구마, 그리고 콩나물 국, 막걸리 등 추억의 먹거리가 제공되었고, 영화 내용에 관한 퀴즈를 내 맞힌 사람에게는 양은냄비를 선물로 주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어르신(84세)은 “내가 살고 있는 선양동에 이렇게 좋은 행사가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시장님께 고맙다는 편지를 쓰고 싶고 앞으로도 자주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아리울역사문화 문정현 대표는 “가난한 조선인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선양동이 햇빛동네라는 이름으로 온 국민에게 알려지고, 먼저는 선양동 주민들과 군산시민의 쉼터가 되며 관광객들에게는 힐링이 되는 공간, 역사의식의 충전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