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부가 운영하는 우주항공박물관, 군산부립도서관·부립스포츠센터, 경성부 본정, 일등시민과 삼등시민…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선 이 단어들은 우리 지역의 대표 소설가 이준호 작가가 지난달 출간한 신간 「커렉터」(청동거울, 12,000원)에 등장한다.
특히 최근 한국과 일본이 과거사와 영토, 경제문제로 급격히 사이가 나빠지면서 일명 ‘토착왜구’니 ‘신친일파’니 하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 극우세력의 거짓된 역사관과 역사왜곡을 반영한 이 소설의 출간은 참으로 절묘하다.
이야기는 1945년 8월 6일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지 않았고 일본이 패망하지 않은 채 여전히 조선을 점령하고 있다는 독특한 상상력으로부터 시작한다. 주인공인 류타가 과학자인 엄마를 통해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게 되고 실종된 엄마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속에서 이 임무를 성공시키기 위한 과정들이 스릴 넘치면서도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한다.
무엇보다 배경이 우리 지역인 군산으로 자간 중간 중간 등장하는 군산이라는 단어를 새기며 읽다보면 마치 가상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준호 작가는 후기를 통해 “이 책은 종군위안부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는 일본을 우리는 비판하지만 정작 우리 중에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일본에 떳떳할 수 있을까라는 반성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출판사 청동거울에서 새롭게 준비한 <청소년소설선>의 첫 번째 작품으로 우리 청소년들이 똑바로 알아야 하고 지켜야할 것이 무엇인 지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호 작가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와 1994년 계간 「작가세계」에 소설, 2001년 MBC창작동화대상에 동화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저서로는 초등 고학년들의 필독서로 불리며 분단현실의 아픔을 시간여행으로 담아낸 「할아버지의 뒤주」와 「그해 여름, 닷새」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