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사길 앞쪽에 최근 가게를 연 미들레 상점 주인은 관광객을 대상으로 군산에서 생산되는 쌀을 이용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기 위해 근대역사지구 중심 지역에서 가게 임대를 알아보던 중 너무 많이 오른 임대료와 일반음식점으로의 용도 변경 시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놀랐던 기억을 털어 놓았다.
＃또 다른 시민 A씨는 올해 초 월명동 내 일본식 목조건물을 매입한 후 찻집을 개업하기위해 리모델링을 진행하던 중 이 지역이 방화지구로 묶여 용도 변경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중이다.
방화지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정한 용도지구의 하나로 도시정비가 잘 안 되어 있고 건축물이 밀집된 지역, 화재 발생 시 소방에 지장이 있는 지역 등이 대상이다.
월명·영화동 지역 대부분이 속해있으며 특히 목조주와 합벽 집합 구역이기에 한 채가 불이 나면 바로 옆으로 옮겨 붙어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정됐다.
최근 이 일대에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도심이 활성화되고 자본이 몰리자 이 방화지구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원도심 관광의 테마는 일본식 목조 건물들이 많이 잔재하는 근대문화로 그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릴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방화지구로 인해 주요 구조부와 외벽을 내화구조로 해야 하면서 일본식 목조 건물로 보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2005년 이 지역 일대에 남아 있던 일본식 건물은 172동이었으나 근대역사지구벨트화사업이 진행되고 일부 건물들이 철거되면서 현재 110여 개로 감소한 실정이다.
최근에는 용도변경이 어렵고 건축 규제가 까다롭자 아예 기존 건물을 철거한 후 최신식 건물을 새로 짓는 사례도 있어 이러다 월명동 일대의 특색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군산세관이나 조선은행 등 굵직굵직한 건축물의 보존도 중요하지만 월명동과 영화동에 존재하는 골목길의 가치도 살리는, 느리게 걸으며 근대문화가 현재와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근대문화라는 컨텐츠를 살리면서도 지역 상가 활성화와 관광객 유입을 위한 대안 마련에 군산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도심공인중개사 오성택 대표는 “이 지역은 좁은 평수에 조경이나 주차장 없이 촘촘히 건물들이 들어선 것이 색다른 매력으로 외관을 바꾸기보다는 내부를 리모델링해 운영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은데 여러 규제로 사실상 어려움이 많다”며 “방화지구 해체는 어려운 실정이므로 관광특구 지정 등으로 예외 규정을 마련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민 김 모 씨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몇몇 건물만 새단장하고 골목길이 지닌 특색을 살리지 못하면 자칫 분위기가 한순간에 꺾일 수 있다”며 “예술가 등 젊은 세대들이 많이 들어와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거리를 지켜내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시가 분위기를 이끌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고시하며 신축 시 행위제한을 두고 국토부에 무허가건물 양성화 방안 등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목재 형태를 띈 구조물 등 다양한 방법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축 관련 모 전문가는 “목조건물이 밀집된 장소에서는 건물에 대한 규제보다는 오늘날 화재의 주요 원인이 되는 전기, 가스 등과 진화를 위한 소화설비 및 도로 정비를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분별한 상업화로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는 사례가 분명히 있는 만큼 원도심만의 특색을 살리고 원형을 보전하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