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대교 군산 방면의 교각 및 옹벽공사를 착수하기 위해서는 공사구간을 지나는 154kV 지중 송전선로의 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전은 지중 송선전로를 이설하기 위해서는 군산산업단지에 대체전력으로 생각중인 새만금송전선로 민원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새만금송전철탑 반대대책위는 군장대교 공사 지연을 주민들에게 전가하려는 처사라며 불만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사실상 군장대교 완공시기가 더욱 지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주처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중선로를 이설하지 않고도 교각과 지중선로가 상호 간섭을 받지 않고 군장대교를 완공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을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시와 익산청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익산청은 현재 설계변경안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사업비 증액분의 부담 주체를 놓고 한전과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상당부분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익산국토청 관계자는 “군장대교의 상판 공사가 이미 완료됐기 때문에 설계변경을 하더라도 애초 교각의 위치를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현 상태에서 지중선로 이설이 쉽지 않은 만큼 교각 기초부분에 저촉되는 지중선로를 유지하는 대신 교각과 지중선로 간의 간섭이 생기지 않도록 구조물을 보강하거나 단면을 키우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끝낸 상태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검토안대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발생하는 약 30억여원 가량의 증액사업비 부담 주체를 놓고 익산청과 한전이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청은 “추정치이기 때문에 증액사업비를 딱히 얼마라고 밝힐 수는 없으나 한전의 지중선로 이설이 지연되면서 추가로 발생한 비용인 만큼 한전에서 사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반면, 한전은 자체 법률 검토 등을 통해 지중선로를 이설하지 않는데 굳이 증액 사업비를 한전이 부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등 익산청과 한전의 온도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다수 군산시민들은 군산의 지역 현안사업이 더 이상 차질을 빚지 않도록 공기업인 한전을 비롯한 발주처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 송전선로 민원이 언제 해결될지 애매한 상황에서 한전이 민원해결만을 내세우며 지중선로 이설에 소극적으로 일관해오다 익산청에서 제시한 대안까지 외면할 경우 한전에 대한 시민들의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각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새만금 송전선로 민원이 아직 해결되지는 않았으나 주민들이 평화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고, 국민권익위 중재로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전국적인 수범 사례이다”며 “이제는 군산 현안 국가사업인 군장대교 건설이 더 이상 지체되지 않도록 한전의 전향적인 자세와 유관기관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 역시 “지중선로 이설이 안되면 앞으로 군장대교는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표류 할 수 밖에 없으나 익산청에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 다행이다”며 “군산시민에게 군장대교는 근대문화도시로 떠오른 원도심 활성화 및 해망동 정비, 서천과의 상생을 위해 하루속히 완공돼야 할 사업인 만큼 이번 기회에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한전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한전, 군산시 등 3개 기관이 조만간 설계변경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현재 70% 공정률인 국도 4호선 군장대교 공사는 군산 해망동에서 서천군 장항읍 원수리까지 3.1㎞를 폭 20m 왕복 4차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 2008년 착공, 당초 2015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지중선로 이설 지연 등으로 인해 오는 2016년 6월께로 완공시기가 또다시 늦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