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을 떠들썩하게 달궜던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가운데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민심수습과 갈등 해결이 군산발전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선출직 28명 중 절반이 넘는 도의원 3명과 시의원 11명 등 14명이 무투표 당선되면서 비교적 차분한 선거분위기를 기대했으나 막상 민주당 경선이 끝난 직후부터 경선 후유증이 촉발되는 등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역대 어느 선거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후보들 간 폭로전, 비방전으로 얼룩졌다.
특히, 지방선거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군산시장 선거의 경우 군산발전 비전 제시보다는 상호비방과 폭로전으로 치닫고, 급기야 일부 후보들간 상호 고발로 이어지는 등 선거과정이 곧 갈등과 분열 자체였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이렇듯 민주당 경선 후유증과 선거기간 내 시장후보들의 상호비방 등 갈등 조장 선거는 결국 군산시민들에게 정치 혐오감 내지는 선거 피로감으로 작용하면서 군산지역 6.1 지방선거 투표율이 38.7%로 전북 최저치를 넘어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씁쓸한 오명을 남겼다.
정책선거 실종과 폭로전 및 고발 등으로 얼룩진 선거전이 시민들로 하여금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는 중론이다.
문제는 선거가 끝났지만, 아직도 선거기간 중 불거진 갈등의 골이 여전한데다, 상처 또한 그대로 남아있어 향후 군산시민 통합 및 지역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강임준 시장이 68.2 %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민선8기 4년간의 군산시정은 그동안 추진해온 각종 현안 업무의 연속성 및 안정성을 기반으로 민선7기 보다 한층 탄력이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중단 6년여 만에 블록생산 공장으로 재가동을 서두르고 있고, 기존 제조업 중심의 군산 산업구조 역시 미래산업인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분야로 빠르게 체질개선이 진행되면서 군산의 지역경제 역시 바닥을 찍고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화합하고, 지역정치 및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군산시 행정 및 정책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높아진다면 지역경제 등 군산의 상승모드에 더욱 큰 시너지효과가 기대되지만, 지금의 군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지역의 한 원로정치인은 “한때 대기업 침체 등으로 군산 지역경제가 매우 어려웠으나 시간이 갈수록 회복 국면을 맞고 있어 다행이다”며 “그러나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불거진 시민들의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극에 달하는 데다, 지역사회 편가르기 문화 등이 군산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김모 씨 역시 “군산에 살면서 느끼는 문제점은 시민들 간 ‘내편 네편’ 문화가 너무 만연돼 있다는 것”이라며 “선거철만 되면 편가르기 문화가 더욱 만연해지지만, 선거후 이러한 후유증을 치유하려는 지역사회 리더들의 의지와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보니 계속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결과적으로 시민 화합을 가로막는 독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시민 화합과 통합을 이루는 것이 재선에 성공한 강임준 시장의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강 시장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시민 통합을 강조해 귀추가 주목된다.
강임준 시장은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가 지역발전과 시민을 위한 정치로 나가야는데, 선거전부터 군산에서 일어나는 것은 마치 큰 의혹이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바라본다)”며 “시간이 가면 이런 문제들이 해소되고, 시민들에게도 어느 정도 해명이 될 것인 만큼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화합 분위기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의 이러한 언급은 선거운동 기간 중 불거진 여러 사안들에 대한 다소의 불쾌감이 표출됐다는 시각도 있지만, 지방선거 전국 최하위권 투표율에 담긴 시민들의 싸늘한 민심을 달래고, 시민 화합을 이루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지역사회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어느 지역이든 리더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지역사회 진정한 화합과 통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리더 한 사람의 철학과 마인드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민화합과 통합은 결코 이뤄지기 쉽지 않은 만큼, 군산시민 화합을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과 의지가 중요하고, 시민들 역시 지역의 선출직 리더를 신뢰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군산의 화합과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