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재난인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우울증세 등 정신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군산지역 노인들이 늘어 행정당국 등 사회적 관심 확대가 요구된다. 

노인들의 경우 거동불편 및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젊은층에 비해 활동제약이 큰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 들어 상당기간 경로당이 폐쇄조치 되면서 정서적 우울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운동에 사는 김모 씨는 “아버지가 평소 80대 고령에도 불구하고 기억력과 인지능력이 양호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외출을 못한 채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기억력 감퇴는 물론,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코로나19 등을 감안해 집에서 나름대로 대화 등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비슷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모여 생활하는 경로당 등의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가정주부 박모 씨 역시 “코로나19 한파가 불어 닥친 올 한해 동안 70대 후반의 시부모님들의 정신건강이 부쩍 악화된 것을 느끼게 된다”며 코로나19가 고령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렇듯 코로나19로 인해 노인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전북연구원(원장 김선기)은 최근 발간한 이슈브리핑 ‘사회재난 코로나19, 전북 농촌 노인의 일상 위기를 극복하자’ 책을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농촌 노인의 심리불안, 스트레스 등 심리지원을 위한 대응방안을 제안해 시선을 끌고 있다.

코로나19는 소득감소, 실업, 사회적 고립감, 돌봄 공백 등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실내 활동, 비대면·비접촉의 장기화로 일상의 변화와 함께 코로나19 피로감,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

고령층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고 예방차원에서 모임·행사 취소 및 다중이용시설의 폐쇄·휴관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에 따른 생활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

비대면·비접촉 환경에 대한 고령층의 체감도가 높으며, 특히 타지에 거주하는 자녀, 지역주민 등과의 접촉 감소는 고령화·과소화된 농촌지역 노인에게 외로움,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고 있어 농촌 노인의 사회재난 스트레스, 우울증 등에 대한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농촌 뿐 아니라 도심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 역시 마찬가지여서 코로나19가 노인들의 심리적 안정감, 정신건강 등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심리지원 대응이 요구된다.

전북연구원 조원지 박사는 “현재 정부 및 일부 지자체는 코로나19 경험자의 심리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중심의 사회재난에 대한 물리적·심리적 대처방법, 심리지원 제공기관 등 정보제공 수준에 그치고 있어, 재난 경험자에게 직접적으로 장기적･체계적인 심리지원을 하는 미국, 일본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전북 농촌 노인의 심리지원은 온라인을 넘어 노인들의 일상에서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고령층 삶의 질과 건강은 개인이 가진 특성과 함께 이들을 둘러싼 환경, 특히 지역사회에 좌우된다”고 지적하고, “생활SOC가 취약한 농촌은 ‘소규모 공간’을 중심으로 돌봄공동체를 조성해야 노인의 심리사회적 위축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노인들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과 도시의 특성에 적합한 심리, 정서, 생활돌봄 확대 등 행정당국의 정책적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