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기업의 공장 폐쇄와 운영 중단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이 또 한 번의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서울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에서 비롯된 코로나19 n차 감염이 바로 그것.

올해 초 한 차례 군산을 휩쓸었던 코로나19 감염보다 심각한 게 지역사회 n차 감염이 지속되며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8개월 동안 더 강력해진 바이러스는 이제  ‘시간’과  ‘거리’를 가리지 않는다. 잠시 잠깐 같은 공간에 있어도,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감염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다.

그렇다고 n차 감염을 막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대기업발 경기 위기와 달리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더욱 가까이에 있고 우리가 무엇을 잘못 했는지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잠시 간과하고 있었던 ‘기본’으로 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기본’은 코로나19가 감염병이라는 것이다. 내 몸 안에서 발병해 소멸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옮고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병이다. 그래서 더욱 모임이나 집회를 자제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손씻기를 강조하고 이를 지킬 것을 강요하는 게 과하지 않다.

최근 군산에서 발생한 n차 감염 상황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까운 주변인이 확진자와 접촉했는데도 불구하고 각별한 주의 없이 외부활동을 하다 스스로도 양성 판정을 받고 또 다른 주변인에게 감염시킨 사례들이다.

이에 시민들은 “스스로 증상이 있는 것 같거나 약간이라도 확진자 혹은 관련자와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 의식적으로 외부 출입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얼마 전 검사 문의를 했다가 안 받아도 된다는 보건소의 말에 마음을 놓고 있다 확진 돼 논란이 되었던 군산시보건소의 코로나19 대응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군산시 보건소 관계자는 “가족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는데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민 A씨의 전화 문의에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이 아니면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분의 진단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물러 달라해달라는 답변을 했다”며 “이는 정해진 매뉴얼에 따른 것으로 직원의 대응에 문제는 없다”라고 항변했다. 

검사 문의를 한 시민은 양성 판정을 받은 가족으로부터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인에게까지 감염을 시켰기에 이는 중요한 시사점이 된다.

보건소의 대응이 잘못은 아닐지라도 일견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군산시가 이전부터 진단검사 대상을 폭넓게 적용해오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크다. 보건소는 이후 대응 매뉴얼을 바꿔 폭넓은 진단검사를 권유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최일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보건소의 어려움은 익히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특히 코로나 환자가 추가될 때마다 보건소의 민원 전화는 가히 불이 날 정도라는 전언이다.

그런 점에서 군산시가 좀 더 체계적이고 한 발 빠른 소통 노력으로 보건소의 일감을 덜어주면 어떨까? 좀 더 다양한 시민들과의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소통 노력 말이다. 

이번 사태를 지켜 본 수송동의 한 시민은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과 동선 등을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에서 듣는 경우가 많다. 그 소식들은 대부분 군산시 페이스북이 출처”라며 “확진자 발생 안내 문자보다 군산시 SNS에 소식이 먼저 올라오는 것은 정보의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27일 현재 가장 마지막에 확진 판정을 받은 21번 환자의 동선은 문자 안내 없이 군산시 SNS와 홈페이지에만 안내가 됐다. 군산시 SNS나 군산시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될까? 인터넷에 취약한 중·노년층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습득이 더욱 늦을 수 밖에 없다. 민선7기의 제1 캐치프라이즈로 ‘시민과의 소통’을 꼽은 것치고는 실천력이 한참 부족하다.

또한 동선 등 정보공개 기준에 따라 역학조사 결과 접촉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등만 상호명을 공개한다고 한다해도 모든 확진자에게 똑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면 이는 시민들에게 불신과 불통의 여지를 남기는 행위라는 비평도 귀를 기울일 때라는 지적이다.

역학조사를 마치고 접촉자 파악이 다 되었는데도 모든 동선이 공개되어버린 사람이 있고, 공개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때 방역당국이 말하는 기준이라는 게 납득되지 않게 된다.

지금의 위기는 시민, 의료계, 시청 누구 하나만 잘 한다고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