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명동 테마거리 내 일방적인 화분 설치에 주민과의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014년 장미빛으로 시작했던 월명동 도시재생사업이 올해 말 마무리되는 가운데 정작 사업의 주인공인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월명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군산시간여행마을 관광명소화 추진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배형원 시의원은 “이런 설명회가 사업이 시행되기 전인 지금보다는 사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열려 주민들과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날 배 의원의 발언은 앞서 시 관계자들의 사업 설명에 이어 주민들이 성토한 의견뿐만 아니라 그동안 월명동 주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허공에만 맴돌던 지적이다.
특히 이날 설명회는 시가 어떤 정책으로 월명동 주민들과 소통하는 지를 압축해서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얼마나 요식행위인지 오늘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다 계획 세운 뒤에 한 명 한 명 나와서 책 읽듯 한꺼번에 사업 계획 읽고 주민 의견 말해보라는 것이 과연 소통인가”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전하는 불통의 예는 많다. 도시재생사업의 최대 이슈였던 일방통행 문제에서부터 테마가로를 어떻게 조성할까 하는 주제로 주민들이 모여 논의를 통해 도심의 스토리를 끄집어내고 책까지 내면서 의견을 모았지만 시에서 일체 묵살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최근 월명동 테마가로에 설치된 화분도 단적인 예이다. 군산시는 월명동의 고질적인 주차문제 해결과 동시에 환경 정비를 들어 테마가로 한쪽에 대형 화분들을 설치했다.
그러나 이들 대형 화분은 차량과 마찬가지로 보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전혀 미적이지도 않고 경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야지 화분은 도시 경관을 오히려 해칠 뿐”이라고 지적했으며 다른 주민은 “대형 화분 대신 현재 원도심에 부족한 쉼터 기능을 할 수 있는 대리석 벤치 등을 설치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가 일방적으로 화분을 설치했다”고 비판했다.
초기 도시재생사업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했다는 한 주민은 “이제는 시 일(?)에 웬만하면 참여하지 않으려 한다”며 “주민들 대부분 초기에는 이런 저런 제안도 많이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도 내놓고 했지만 지금 주민들 의견이 반영된 사례가 거의 없고 시는 그저 국토부에 보고할 거리만 필요하고 그런 일들을 하는 척 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는 주민공모사업을 방패로 주민 주도라고 이야기하지만 시가 너무 엄격하게 회계자료를 요구해 결산이나 회계 이런 것을 할 줄 모르는 시민들은 전혀 참여 기회가 없다”며 “시가 수직적인 자세를 버리지 못한 탓에 중간 역할을 해야 할 도시재생센터도 시의 명령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변질된 듯 하다“고 덧붙였다.
주지하다시피 도시재생은 도시재개발과 달리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수직적 개발이 아니 주민과 지자체가 상호 협력하는 수평적 개발이다. 최우선의 가치는 거주민의 행복이다. 물론 행복은 무형적 가치이지만 적어도 사업 시행 전과 후 도심에 조성된 분위기는 감지가 된다.
그래서 월명동 주민들은 모 시의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주민들 땅값 1천만원 씩 올랐으면 된 것 아니냐”는 말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