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꽁꽁 언 소비심리...설 특수 실종

소비자 저렴한 선물세트 선호

전통시장∙대형마트 고객 유치 분주

한정근 기자 / 2016-02-01 18:05:45

‘올해 같이 설 명절이 힘든 시기도 없었을 거야. 도대체 손님들이 주머니를 열지 않으니 설 특수도 옛말이지’

설 명절을 10일 앞두고 찾은 군산 공설시장.

군산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만큼 설 대목을 앞두고 좋은 물건을 고르기 위해 시장을 찾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상인들은 모처럼 찾아온 설 특수를 맞아 한 명의 손님이라도 유치하고자 목청껏 판매홍보에 나서고 있다.

곳곳에서 가격흥정과 덤을 받기 위한 실랑이가 오가지만 대다수 손님들은 가격만 문의한 채 돌아서기 일쑤다.

이처럼 민족의 대명절 설을 맞았지만 좀처럼 위축된 소비심리가 꽁꽁 언 한파처럼 풀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경기침체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설 특수에 대비해 사전 물량을 비축해 놓았지만 구매 손길은 예년과 다를게 없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올해는 설 대목을 앞두고 터진 구제역과 폭설로 인해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마저 감소해 힘겨운 명절을 보내고 있다.

10여 년째 정육점을 운영중인 강모씨(62)는 “차례상에 올릴 부위를 물어보고 돌아서거나 그나마 적은 양을 사가는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더욱이 올해는 구제역까지 겹쳐 고기구매를 기피하고 있어 매출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푸념했다.

이번에는 발길을 돌려 롯데마트 군산점으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실내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 차 있고 매장에 들어서니 선물세트 판매 부스로 명절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매장 직원들은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친절한 인사와 함께 상품설명을 하느냐고 여념이 없다.

대형마트도 경기침체 타격을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과거 고가의 선물세트 구입이 저조한 반면 중저가 선물세트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비자 소비 심리에 맞춘 중저가 실속형 세트 판매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다보니 기업체들도 지난해보다 다양한 곳에서 견적을 받아 단가나 수량을 조절하는 등 구매를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며, “올 설 선물은 롯데마트에서 구입해 감사의 마음을 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올 차례상 소요비용은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이 평균 23만5000원, 대형마트는 33만8,000원으로 약 10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