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으로 배출된 쓰레기 현장

특히, 군산이 근대문화도시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작 시민들의 의식과 문화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가 덜돼 있어 대대적인 시민 의식개혁운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30일 현재 군산시내 이면도로 곳곳에서는 검정색, 파란색 비닐 등에 쓰레기가 마구잡이로 담겨진 봉투들이 수북하게 쌓여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쓰레기를 제때 수거하지 않아 생긴 일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각 가정이나 상가 등에서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불법 쓰레기 배출을 일삼자 원칙대로 쓰레기 수거 자체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내초동 매립장에서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음식물 등과 혼합해 배출한 불법 쓰레기의 반입을 철저하게 금지시키면서 청소업체가 수거를 해도 사실상 매립장 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군산지역에서는 지난 22일부터 규정을 어겨 불법 배출한 쓰레기를 일주일째 수거하지 않고 있으며, 이 결과 시내 곳곳은 불법 배출된 쓰레기들로 넘쳐나고 있다.

불법으로 쓰레기를 투기하는 시민들은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비닐봉투를 사용하거나 심한 경우 음식물쓰레기까지 비닐봉투에 혼합 배출하고,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섞어 배출하는 등 위반 유형도 백태다.

이들은 불법 쓰레기 투기에 대한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공과금 영수증이나 집주소 등이 표기된 쓰레기를 엄선(?)해 걸러내는 등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 조차 투기자를 찾아내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기야 군산시는 블랙박스가 장착된 차량까지 동원해 현장감시활동에 나서는 등 사실상 쓰레기 불법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태이다.

청소업체 관계자는 “새벽시장이 열리는 역전시장 일대를 비롯해 지곡동 및 오식도동·대학가 주변의 원룸촌, 죽성동 일대 상가 및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종량제지역내 상당수 지역에서 불법 투기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민 김모 씨는 “그동안은 불법 투기 쓰레기도 업체에서 그냥 수거를 하는 바람에 그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으나, 수거되지 않고 쌓여있는 불법 쓰레기를 보니 정말이지 구멍 난 시민의식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차제에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행정당국의 끈질긴 단속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불법투기된 쓰레기가 쌓여 있어 도심 미관을 저해하고는 있으나, 매립장 감시단체에서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쓰레기 반입을 차단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가 시민들의 비뚤어진 양심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수거 지연으로 다소 민원이 있긴 하지만, 쓰레기 만큼은 정해진 규정에 맞게 배출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심 일부 지역에서는 불법 배출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으면서 미관 저해는 물론 악취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민원이 야기되는 등 일부 시민들의 비뚤어진 양심이 또다른 민원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