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 KBS 뉴스 보도에 의하면, 32년 차 경찰관인 서울 영등포 경찰서 대림지구대 소속 이성우 경감이 9년 동안 50여 명의 노숙인을 돌봤다고 한다.

 이 경감과 노숙인들과의 인연은 지난 2016년 서울 동작경찰서 노량진지구대에 근무할 때부터였다. 그는 노숙인 관련 신고를 받고 종종 출동했는데, 술을 마시고 거리생활을 하는 그들을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라고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비번인 날도 찾아가 노숙인들의 안부를 물었으나 돌아오는 건 욕설과 폭행이었다. 하지만 이 경감의 노력에 노숙인들도 차차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숙인 김 모 씨는

 “장사하다가 망해버리니까 뭘 할 의욕도 안 생기고 그랬죠. 경찰관 한 분이 한 몇 개월을   계속 저에게 시간을 주시면서......그때 겨울이었는데 식당에서 식사를 사주시면서 ‘잘 곳이 있냐’고. 제가 그때는 노숙생활 하고 있었으니까 잘 곳도 없었거든요.”

 이에 이성우 경감은 

 “나를 때리면서 ‘나를 왜 돌봐주냐’고 하는 거예요. 그때 그 분을 안고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그러더라고요. 나 버리지 말라고...”라고 전했다.

 이후 이 경감은 노숙인들이 살 집을 구하기 시작했다. 집이 있다면 이들이 길에서 생활하지도 술을 마시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고 여러 곳을 돌다 어렵게 구한 곳은 작은 고시원이었다. 하지만 고시원 주인은 이 경감이 노숙자들과 같이 사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이 경감은 그들과 함께 4개월을 살았다.

 한편 이 경감은 그들이 택배나, 주민센터 등에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그 인원이 열다섯 명이나 된다고 한다. 자립에 성공한 이들은 “그동안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이 경감 덕분에 새로운 집에서 밥을 해먹을 수 있고, 일할 직장도 생겼다.”고 말했다.

 기자가 이 경감에게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냐’고 물었을 때 이 경감은

 “형제분 어머니를 48년 만에 찾아줬어요. 또 형제들이 술 담배를 끊었을 때 너무 기쁜 거예요.”

 “또 어떤 날은 전화가 왔어요. 제가 발령이 났다고 하니까 와서 점심 사주고 싶다고... 이 사람들도 따뜻한 관심을 주면 지역사회에 이렇게 빨리 적응할 수 있구나. 그걸 느낀 거예요.”

 사람살이에 있어서 나만의 이익을 위해, 그러니까 질 나쁜 목적을 위해 타인을 비방하거나 끌어내리려하면 할수록 자신의 내면은 더 비참해진다. 결국 그만큼 삶의 질도 나빠진다. 주변의 행복 질마저도 떨어뜨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감의 비목적형 ‘인간애’의 실천에 깊은 존경심을 표한다.

 내면의 ‘진정성’은 한마디 말로도, 혹은 행동 하나로도 쉬이 보인다. 가령 물 위에 떠있는 꽃이파리가 제아무리 가라앉고 싶어하나 물 표면을 따라 흐를 수밖에 없듯이 말이다. 깊이 보려면 ‘촌철살인’같은 눈이 필요하다. 그런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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