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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론]생과 사

2023-11-20 11:06:37

 

최성철 수필가

 



  4차선 도로의 인도를 따라가다 보면 우측 골목을 가로질러 하얀 줄무늬를 사선으로 그은 신호등 없는 건널목이 나온다. 두 대의 자동차가 머리를 맞대고 건널목 진입로를 가로막아 몸을 비틀며 조심스레 한 발을 내디디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우측으로 홱 꺾어 든 승용차 한 대가 내 코앞을 스치듯 쏜살같이 지났다. 반사적으로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서서 모퉁이를 막 돌아 사라지는 쪽을 멍하니 바라다보았다. 1cm만 앞으로 내밀었어도 크게 다치거나 죽음이라는 날벼락을 맞을 뻔했다. 갑자기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찢긴 채 펄럭거리며 눈앞에 어른거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격했던 감정이 조금씩 가라앉아 정신을 차렸다. 순간적으로 기가 막힐 일을 당할 뻔 했으나, 방법은 모르지만 ‘사랑과 용서’라는 말이 마른 입가에 맴돌았다. 나도 운전을 하는 사람으로 될 수만 있으면 빨리 잊으려 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왜 이리 민감할까. 너무 놀라 잠시 혼이 나간 탓이리라.

  조금 전 나를 칠 뻔했던 그 운전자를 떠올려 본다.  아마 그 운전자도 엉겁결에 과속으로 꺾어 들었다가 놀라 달아나는 것 같다. 내가 만약에 저 차에 치었다면 그는 뺑소니로 수배를 당할 것이다. 결국에는 체포될 것이다. 죗값을 받기 위해 재판을 받을 것이다. 재수 없는 날이었다고 자신을 탓 하겠지. 늦었지만 후회와 번민으로 마음고생 하겠지. 불현 듯 주변 사람들의 말 따라 그 사람이 친인척일 수도 있으니 천만 다행이라는 말이 귓가에 유난히 오래 남아있는 것은 어인 일일까.

  어려운 시험에 합격하여 아주 기쁜 날일 수도 있다, 혼사를 앞둔 행복을 꿈꾸는 경우라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아니면 나쁜 짓을 하고 현장을 벗어나려 도주하는 길인지도 모른다. 당시에 본의 아니게 어쩔 수 없었다면, 불가항력이었다면 동정이라도 받겠지만 한 순간의 방심으로 그는 되돌릴 수 없는 불행한 인생의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때늦은 후회일 뿐일 것이다.

  너무 놀란 일을 당한 지라, 그래도 위안을 받아야 속이 풀릴 것 같아 가까운 지인들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말하자, 주변의 반응은 다양하다. “어머 놀랐겠다. 요즈음 사람들의 운전이 너무 거칠어. 그래도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그런 일은 빨리 잊을수록 몸에 좋아. 참아, 참으면 복이 온단다. 살다보면 그보다 더한 일도 있기 마련인데 그 깐 일 가지고 열 낼 것 없어.” 위로인지 격려인지 성의 없는 애매한 말투에 오히려 내 뒤틀린 마음만 더 상할 것 같아 아예 입을 다물자 했다.

 그렇구나. 나 자신도 다른 사람이 이런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진심으로 위로하고 걱정해 준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도로바닥에 써 놓은 ‘시속 30km의 생활도로’라는 커다란 흰색 글씨 위를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에 또 한 번 놀라 멈칫한다. 순간의 방심으로 죽음이라는 참변을 일으키는 너무나 많은 위험한 소용돌이가 바로 우리 곁에 항상 존재하는구나. 예측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순간적으로 생과 사를 가르는 그게 바로 죽음 아닌가.

 그렇다. 이제 부터라도 남 탓 할 일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내 몸은 내가 지켜야겠구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날벼락 당하지 않고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겠다. 높고 파란 가을 하늘, 조금은 으스스하여 몸을 움츠리는 냉기 속에 늦가을 햇살이 눈을 시리게 한다.

 ※ 본 내용은 본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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