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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론] 고갯길

2022-11-14 10:36:27

 

최성철 수필가

 



고개 셋을 넘어야 학교가 있다. 꿩이 마당에서 놀고 토끼와 발맞추는 산골에 산다며 놀림도 당했다. 등잔불을 사용하던 아득한 유년 시절 이야기다. 요즈음 전깃불이 너무 밝아 밤잠을 설치며 세상 참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집을 나서 잠시 걷다 왼편으로 굽어들면 첫 번째 고개다. 고갯길은 오름과 내림이 비교적 야트막하다. 고갯길 양편은 쉽게 오를 수 없는 높은 언덕이다. 사람의 왕래가 뜸해 여름에는 잡풀이 수북이 자라 고무신이 이슬에 채어 미끌미끌했다. 
 

첫 번째 고개를 지나 구불구불한 논두렁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방죽 둑이다. 농사철에 논배미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었는데 항상 시퍼런 물이 넘실댔다. 어른들은 둑이 급경사라 위험하니 함부로 물가로 내려가지 말라 했다. 어느 해 여름, 사람이 물에 빠져 죽어 무당이 넋을 건진다는 푸닥거리를 보았다. 그 후로 방죽 둑을 걸을 때마다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방죽 둑을 지나면 내리막이다. 방죽 물이 넘치는 문행기 수로에 놓인 폭 좁은 다리를 건너야 두 번째 고개 오름이 시작된다. 이 다리가 마을 사람들이 장에 가거나 버스나 기차를 타러 다니는 유일한 통로이다. 두 번째 고갯길은 폭이 좁고 오르막이 급경사에 거리도 긴 편이다. 길 양편은 아카시아와 오리나무숲이 우거져 하늘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낮에도 어둑어둑했다. 어쩌다 혼자 지나려면 숲에서 갑자기 무엇이 튀어나올 것 같아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콧등의 땀을 닦을 겨를도 없이 헉헉거리며 부지런히 걸어 올라야 했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저 멀리 들판을 가로질러 기차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지나간다. 오르막에 비해 내리막길이라고 결코 쉽지 않다. 좁은 논두렁 밭두렁과 장마철 홍수에 푹 폐인 길을 지나야 비로소 신작로가 나온다. 신작로는 드물게 자동차가 지나기도 했다. 우마차 바큇자국에 빗물이 고인 신작로를 조심스럽게 한참 걸어야 세 번째 고개다. 세 번째 고개는 황톳길이다. 비만 오면 갈색의 흙이 죽이 되어 발을 제대로 딛고 걸을 수 없다. 겨우겨우 힘겹게 고개를 넘고 나서 마른 땅에 주저앉아 신발에 달라붙은 진흙을 나무 꼬챙이로 떨어내는 곤욕을 치렀다. 유년 시절의 고개 셋의 오르막 내리막 고갯길은 배움을 위한 숙명의 길이었다. 
 

고갯길은 귀에 익숙한 말이다. 우리 삶의 대부분이 고갯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배고픔에 허덕이며 보내야 했던 보릿고개는 어쩌면 고갯길만큼 넘기 힘든 고개였다. 우리나라는 유독 고갯길이 많고 고갯길마다 감동과 아쉬움, 슬픔과 분노 등 이에 얽힌 사연들도 아주 다양하다. 이렇듯 우리네 삶도 고갯길 마냥 궂은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는 것처럼 세상살이가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적인 고갯길이라 할 수 있겠다. 누구나 살아 숨 쉬는 한 부딪히는 다양한 고갯길을 피할 수 없다. 젊은이의 고갯길이나 나이 든 노인의 고갯길이나 오르막과 내리막의 힘든 속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어려운 시절에 고갯길을 넘느라 지친다고 삶을 쉽게 포기하는 걸 보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의 인생길은 이보다 더 험한 고갯길을 수없이 만나기 때문이다.

나만 힘든 삶의 고갯길이 나이다. 누구나 힘들고 고단한 고갯길을 넘으며 산다. 오히려 힘든 고갯길을 넘기 위해 슬기로운 삶의 지혜를 발휘하여야겠다. 좀 더 의연하게 용기를 잃지 말고 나름의 능력을 길러 고갯길을 넘어야 참된 삶을 누릴 수 있겠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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