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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론] 마음의 화롯불

2022-09-20 10:19:35

 

이소암 시인, 군산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 전담교수

 


돌아보면 풀잎은 풀잎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외롭고 쓸쓸하지 않은 게 없다. 함께이면서 결국 혼자라는 것이 애틋하다. 역병 때문일까. 세상은 갈수록 찬바람이 불어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음의 화롯불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이다. 다행히도 필자는   태양은 뜨겁고 마음은 시린 이 시대의 계절에 두 개의 따뜻한 화롯불을 만났으니 잠시라도 차디찬 마음 녹일 수 있으리라.

최근 뉴스 보도에 의하면, 한 남성이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도로에서 신호대기 하던 중에 택시로 착각한 한 할아버지가 차량에 올라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할아버지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는 대로 한의원, 용인시청, 슈퍼 등을 헤매게 되었다. 결국 댁으로 모셔다 드리겠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자신의 목걸이를 보여 주셨다. 목걸이에는 ‘뇌졸중 1급 환자’라는 설명과 주소지가 적혀 있어 남성은 그 주소지까지 할아버지를 모셔다 드렸다. 하지만 이 남성은 예정 면접 시간 30분이 지난 후에야 면접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다.

면접 시간에 임박한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논리적 설득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장소 여기저기로 모셔다 드릴 시간적 여유나 마음의 여유도 없어, 112로 비상 호출했을 것이다. 남성 또한 그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 건 아닐 테지만, 그가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아픈 분을 두고 차마 그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쇼맨십이 난무하는 세상, 그리하여 가끔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자신을 희생, 봉사하는 삶을 사는 이가 있으니 이로 인해 세상은 멈추지 않고 따뜻한 게 아닐까. 

올해 처음 부삽을 들어 아파트 화단에 봉숭아 씨앗을 뿌리고 흙을 덮었다. 그런데 가뭄이 계속되어 봉숭아에 가끔 물을 주곤 했다. 필자 말고도 봉숭아 심은 곳에 종종 물을 주시는 분이 계셨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아파트 경비 아저씨였다. 봉숭아는 장마가 오면서 쑥쑥 자랐다. 색색의 꽃도 피워냈다. 하루하루 봉숭아를 바라보며 8월을 보내는 것은 색다른 기쁨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화단 앞을 지나다보니 십여 그루의 봉숭아 나무 중 절반 이상의 우듬지가 잘려 있었고 꽃도 사라졌으며 이파리도 듬성듬성 온데간데 없었다. ‘누군가 봉숭아물을 들이려고 그랬나보다’ 했는데 마침 그때 경비 아저씨가 다가오셨다. 봉숭아 나무를 손으로 쓰다듬으셨다. 그런데 봉숭아 나무 두 그루가 옆으로 픽,하니 쓰러졌다. 필자는 올해 꽃을 실컷 봤으니 그걸로 족하다며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 그런데 다음날 오후에 보니 뽑혔던 봉숭아는 제 자리에 다시 심어져 있었고, 물을 준 흔적까지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경비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자리였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이 스산한 계절에 화롯불 같은 사람들, 그러니까 언급한 남성이나 경비 아저씨가 내 마음을 뎁혀 줬으니 행복하지 않은가. 행복하다.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의 화롯불이 된 적 있는가. 있다면 몇 번 있는가. 가만히 내 양심에 온도계를 들이밀어 본다, 아직 차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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