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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방선거에 지역과 유권자가 없다

2022-06-20 11:36:03

 

정건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퇴근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타려고 하는데 공지판에 선관위에서 안내한 ‘무투표 안내 방송 문안’이 붙어 있다. 후보자 수가 의원정수와 같아서 투표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안내다. 공지문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선거가 끝났다. 전국이 빨개졌고 우리 동네는 여전히 파랗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번 지방선거에 서울, 충청권과 강원 등이 다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대한민국 지도에 왼쪽 하단은 원래가 파란색이었고 오른쪽 아래는 원래가 빨강이었다.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은 광주 시민들이 최저 투표를 했다는 것과 내가 사는 지역의 투표율 또한 역대급으로 낮았다. 시민들의 선거 없이 이미 결정된 후보가 너무 많은 선거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지방선거로 선출되는 4,125명 중 선거 없이 당선이 확정된 이가 구·시·군의 장 6명, 지역구 광역의원 108명, 지역구 기초의원 294명, 비례 기초의원 99명, 교육의원 1명 등으로 해당 선거구는 320여 곳에 이른다.

군산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비례대표 3명을 제외한 시의원 20명 중 60%가 무투표로 당선됐고, 대상자는 모두 민주당이다. 전국적으로 무투표 당선인 수는 2018년 지방선거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엄청나게 큰 차이다. 숫자를 들여다보면 지방자치가 얼마나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무투표 당선자 지역구에서는 이들을 뽑는 투표용지도 배부하지 않고 공보물도 발송하지 않는다. 선거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가 우리를 대표한다는 아파트 앞에 붙어 있는 공지 한 장으로 끝이다. 얼굴도 정책도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우리를 대신해서 앞으로 4년 간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 군산은 대략 60%가 그렇다는 말이다.

민주주의 요체는 시민의 참여인데 특정 정당에서 누가 선출했는지도 모르는 대표가 지역 시민 전체를 대표해서 권한을 행사하게 됐다. 최소한 자기 지역구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도 제안하고 민원도 해결해야 할 텐데 과연 그럴만한 상황인가?, 정당에 자신들의 공천권을 가진 극소수의 주장에만 휘둘릴 개연성은 크지 않을까?

이번 지방선거에 지역도 없었다. 군산에 사는 내가 김포공항이 이전하는지, 강남 땅값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부각 되는 이슈는 온통 서울, 경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서울이라고 하는 중앙에서 일하는 사람은 큰 사람이고 지방에서 일하는 사람은 작은 사람인가? 지역에서 일 잘하면 무조건 중앙으로 진출하는 게 맞는 일인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 들러리여야 하나? 지역 정책이 보이지 않았고 대선에 연장선에서 대선후보와 친하다는 것에 방점이 있는 선거처럼 보일 정도였다. 지역 안에서의 치열한 정책적 토론과 인물됨, 민관의 협치, 환경문제와 교육 등 지역만이 갖는 독특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보물부터 언론까지 꼼꼼하게 살펴봤지만 한두 명이 정책을 제안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기초의원들의 공약은 유사한 내용이 너무 많았다.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의 허술한 내용도 보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신문 메인은 항상 정치 기사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정책이 우리 삶을 바꾸어 내는데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정치적 권한을 부여한 여러 위치의 장과 의원들이 시민들의 눈치를 보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하려면 최소한 투표라는 장치가 있는데 이마저도 무력화되고 있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시민의 참여를 중심으로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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