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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무책임한 선제타격론

2022-02-23 18:41:06

 

조동용 전라북도의원/전북도의회 공공기관유치특위 위원장

 



조동용 도의원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였다. 원시 부족사회부터 21세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화약고로 악명 높은 중동지역에서는 끊임없이 총성이 울리고 있고, 최근 전운이 짙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암울한 세계를 더욱 나락으로 빠뜨리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에서 포성이 울리게 된다면 미국과 나토를 주축으로 하는 서방세력과 러시아의 충돌이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돌이키기 힘든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다.

숱한 전쟁사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쟁 양상의 변화와 피해자다. 문명의 진화와 함께 무기체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그리고 첨단 무기체계의 개발은 전쟁의 개념도 바꾸어놓았다.

과거에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진지를 구축하고 소총이나 ‘따발총’을 쏘는 진지전 수준이었다면 현대전에서는 대량 화력전이 전장을 지배하고 있다. 대량 화력전이 대량 살상 또는 대량 파괴를 뜻하는 것임을 상기한다면 현대전의 참혹한 양상은 좀처럼 상상하기 어렵다.

역사가 웅변해주는 것처럼 전쟁의 피해가 온전히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깊이 새겨볼 일이다. 전쟁의 피해자는 오히려 전쟁과 관련 없는 민간인들인 경우가 더 많았고, 징병대상도 아닌 여성들의 피해도 막심했다.

재난이 생기면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재난의 사회학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도 집중적인 피해는 가장 힘없는 사람들의 몫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쟁을 결정한 것은 힘있는 위정자들이지만 정작 피해는 다수의 평범한 시민들에게 전가되는 이 부조리한 모순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무책임하게 전쟁을 운운하는 태도를 금기시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도 최근 때아닌 선제타격론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야당의 대권후보 입에서 선제타격론이라는 말이 나오면서부터다. 아무리 대선이 총성 없는 전쟁이라지만 대권후보가 선제타격론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담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선제타격론 주장의 이면에 깔린 정치적 셈법이야 뻔하다지만 분단국가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그리고 수권정당이 되겠다는 책임 있는 공당이 어떻게 선제타격론 운운하며 호전적인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 이해불가다. 표를 구걸하기 위해서는 비극적인 전쟁사의 교훈쯤이야 헌신짝 취급해도 좋다는 몰역사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사는 이 땅에는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짙다. 단지 지구상 유일무이한 분단국가라는 현실에 익숙해져 가고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우매한 군중 취급하면서 선제타격론으로 현혹할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다.

현 문재인 정부와 역대 민주정부가 지향했던 것도 이런 방향이었다. 그래서 선제타격론을 부정하고 비판해온 역대 민주정부는 군비증강이라는 진보진영의 비판을 감수해가면서도 국방비 지출을 늘려왔고 그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의 국방력이 세계 6위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군사력 증강과 함께 일관되게 군사적 긴장 완화와 대화를 이어갔음은 물론이다.

선제타격론을 주장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선제타격이든 무엇이든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이 승자와 패자를 가를 수 있는가. 한국의 군사력과 전쟁 지속능력이 북한을 압도한다는 객관적 사실과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하나의 가정을 대입해봐도 결과는 공멸 그 자체다. 이겨도 상처뿐인 승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멸의 대가는 누가 치르게 되는 것인가. 위정자들과 힘있는 권력자들인가 아니면 전장에서 목숨을 바치게 될 청년들과 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인가. 당연한 것을 묻고 또 물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와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언어는 싸워서 이기겠다고 하는 호전적 언사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국민의 안위를 지켜내겠다는 평화의 언어이어야 한다. 분단국가의 현실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무책임한 태도가 더 이상 용인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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