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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해 보는 해

2021-01-11 09:36:47

 

정 건 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모처럼 집에서 뒹굴 거리다가 초딩 5학년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나를 봤다. 저녁 식사 하면서 ‘욱’해서 한마디 했는데 "아빠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했다. “골 때린다”고 하니 “뼈 때리는 이야기”라고 받아 치는데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세상 모두 바꿀 것처럼 주장할 때면 뭐나 된 것처럼 보였는데 내 수준이 딱 이 모양이다. 어디에서나 같아야 하는데 집 안에서 쉴 때와 밖에서가 다를 때가 많다. 집에서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침대와 일치되는 나를 자주 본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저 주는 밥 먹고 눈만 껌뻑껌뻑하고 있다.

어제 늦은 밤 졸다 깨다 반복하면서 막내와 '애드 아스트라' 영화를 봤다. 16년여 간 우주의 생명을 발견하려고 목숨을 걸고 떠난 아버지를 만난 아들은 다시금 아버지를 보내면서 깨닫는다. "아버지는 멀고 낮선 세계를 누구보다 자세하게 기록했다.
 
그는 없는 것만 찾았고 눈앞에 있는 건 보지 못했다."는 독백과 함께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몰라도 걱정하지 않아요. 주위 사람들과 의지하면 살면 되죠. 난 그들의 짐을 나누고 그들은 내 짐을 나누면서 나는 살아갈 거고 사랑할 겁니다." 라는 말을 하고 마치는 영화. 어떤 이는 과거에 트라우마 해결의 과정을 설명하는 영화라고 했지만 해석은 그들의 자유다.
 
나는 이제 13살 된 아이와 신경전 벌이면서 어떻게든 이겨 보려는 내 모습이 투영됐다.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에 행하고 있는 일이 가장 소중하다. 세상 모두 구할 것처럼 주장 하면서 행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보인다만 그 기반은 지금 내 앞에 존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며 삶이다. 인류를 위해 과학 발전을 위한 우주의 생명체를 찾아 떠나면서 가장 사랑하는 이들을 버리고 연구를 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이었다. 나와 내 주변을 보니 뭔 우주까지는 아니어도 이런 비슷한 유의 일이 많아 보인다.

새해다. 날짜는 가고 있지만 존재하는 그 모든 것들은 그대로다. SNS 타임라인과 메시지 등 수 많은 이들이 새해 인사와 다짐 그리고 축하와 기원이 넘친다. 나도 그 중 한명이다. 똑 같은 시간에 똑 같은 공간에 똑 같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또 다른 새해는 또 다르게 각별해 보인다. 시간이 가고 있기 때문이겠다. 나는 새해에는 일단 '해' 보고 생각은 '해'보면서 ‘해’야겠다. 가끔은 달도 보고 해왕성도 보겠지만 일단은 '해'봐야겠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의지해야겠다. 그들이 짐을 조금은 나누어 갖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해 본다는 것은 희망을 붙잡는 일이다. 절망보다 무망이 더 무섭다고 했다. 바랄게 없으면 사람은 죽는다. 먹고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사라지는 때다. 해 본다는 것에 가장 원초적인 욕망은 생명이다. 이 때문에 바라고 소망하는 일을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일단 ‘해’ 볼 일이다. 해 본다고 뭐가 나아질 거냐고 묻는다. 미래에 어떤 변화가 올 거냐고 비관적으로 반문하는 이들도 있다. 현재 먹고사는 일에 집착하면서 누군가에게 떠 맡겨진 일을 책임만 지는 이들의 삶은 안정적일지는 몰라도 내 보기에 무망에 가깝다. 내일 죽더라도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

그 안에 희망이 묻어 있고 사람들의 짐을 나누고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있으면 족하다.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팬데믹과 같이 말도 안 되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일수록 더욱 더 변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해 보면 좋겠다. 오늘 저녁 10대 초반인 청소년과 신경전 벌이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이 많아졌다. 멀리 있는 일이 아니다. 희망을 가지고 해 보는 일은 지금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옆에 그 누군가와 함께 할 일이다. ‘미안하다. 꼬맹. 아빠 수준이 이 모양이다(속으로만 군시렁).’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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