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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관(止觀)과 까치밥

2020-08-31 10:12:44

 

최승호 문화기획가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위험과 불편을 감수하고 인내하며 이 엄청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 정치·경제·사회·교육·문화 등 전반에 걸쳐 가히 혁명적인 변화와 문명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민족과 국가, 인종을 넘어 인류의 미래와 삶을 근원적으로 성찰하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팬데믹은 인류 문명사의 정해진(?) 숙명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최근 우리 군산에서 근래 보기 드문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우정(宇庭) 전승택 작가의 ‘우두머리’ 개인전이 바로 그것이다.

전각(篆刻)과 서각(書刻)의 전통을 계승하며 현대예술적 지평으로 확장한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작가의 고향인 군산을 알리는 ‘어청도’, ‘군산’, ‘군산의 멋과 맛’ 등의 작품은 우리 군산의 색깔을 멋지게 드러내 관람객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코로나19’로 인해 관람객들에 대한 철저한 방역과 관람 인원 제한으로 정상적인 전시 진행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전시 첫날부터 평균 100여 명 이상이 관람했고 특히 ‘군산야행’ 기간에는 관광객들이 찾아와 아주 좋아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많이 목격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8월 말일까지 휴관이 결정되었다. 다소 아쉽기는 하다.

작가는 “우리 민족은 백두산을 우리말 이름으로 예로부터 ‘소머리 산’으로 불러왔다. 다시 말해 소머리는 우두(牛頭)머리이며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우두머리의 DNA가 면면히 흐르고 있어 세계를 선도하는 문명국의 리더로 우뚝 설 것이다. 지금 어려운 시기 또한 우두머리들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이다.”라고 전시주제를 짧게 설명한다.

얘기가 좀 길었다. 필자가 관람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받은 작품은 ‘지관(止觀)’이다. ‘멈추면 보인다. 비우고, 내리고, 숙이고, 낮추고. 비로소 멈추면 볼 수 있다.’라는 작품 설명이 붙어있다.

일반적으로 불교 천태종에서 지(止)는 모든 번뇌의 끝냄이요, 관(觀)은 자신의 천진심(天眞心)을 관찰하는 것이므로 어지럽게 흐트러진 망령된 생각을 그치고 고요하고 맑은 지혜로 만법을 비추어 본다는 뜻이라 한다. 또한 지관을 수행하는 도량을 지관창전(止觀窓前)이라고 한다. 정관도, 직관도, 달관도 아닌 止觀이라... 멈추고 그치기 위해선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 바로 ‘비우고 내리고 숙이고 낮추면’ 되지 않을까! 좀 더 찾아보았다.

주역의 23번째 괘가 ‘산지박(山地剝)’이다. 위에는 산(山), 아래는 땅(地)을 의미한다. 地는 順이여 山은 止의 뜻이고 박(剝)은 ‘벗기다, 깎다, 허물다’ 등의 뜻이 있다.

이어서 ‘順而止之(순응지지)는 觀象也(관상야)니, 君子(군자) 尙消盈虛(상소영허) 天行也(천행야)라.’ 순응해서 그치는 것은 괘상을 보기 때문이다. 군자가 소식영허의 이치를 숭상하는 것은 하늘의 운행(법칙)’이라고 전한다.

소식영허 즉, 사라지면 생겨나고 가득 차면 비워진다. 순종하며 머물러 열매가 씨앗이 되도록 하여 군자의 도가 다시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碩果不食 君子得輿 小人剝廬(석과불식 군자득여 소인박려)’ 씨과실은 먹지 않는다. 군자는 수레를 얻고 소인은 오두막을 잃는다.’도 그 뜻을 같이한다.

종자, 씨과실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그 상황을 타개할 양의 기운(?)을 지켜야 한다. 씨과실을 먹지 않는 군자는 상황을 타개해 어디든 갈 수 있는 수레를 얻고, 씨과실을 먹는 소인은 본인이 거처할 오두막마저 잃는다.

故 신영복 선생은 산지박의 맨 위 꼭대기 양효(?)를 왕년이 지나간 나목(裸木, 벌거벗은 나무)의 까치밥으로 표현했다. 먹지 않고 남겨둔 까치밥!

코로나19에 집중호우, 태풍까지 겹겹이 고달픈 시간을 보내면서도 순종하며 머물러 열매와 씨앗을 지켜내고 자신을 성찰하는 군자의 도가 새삼 사무친다. 지관(止觀)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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