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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구시화문(口是禍門)

2019-12-31 10:16:51

 

오현 수필가

 


‘산중에 책력 없어 철 가는 줄 모르노라 꽃 피면 봄이고 지면 가을이라 아이들 헌옷 찾으면 겨울인가 하노라’ 작가 미상의 시조에서처럼 계절 지나는 줄 모르게 무심히 살면서 어느덧 한 해를 보내게 된다.

별 탈 없이 추위를 견디었으면 좋으련만 걱정이 된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 너머로 바쁘게 달리는 차량들의 행렬을 보면 괜스레 무언가 뒤쳐진 것 같아 마음이 울적해진다.

인디언들은 12월을 침묵하는 달이라 한다. 이때 언급되는 침묵은 구시화문(口是禍門) 즉 입이 재앙의 문이기 때문에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의 침묵이 아니고 자기 사유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침묵이다.

12월이 되면서 한 해가 저물게 된다. 묵상을 통해서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대로 살았는지 그보다는 세속적으로 살았는지 자신을 직시하고 성찰해 보는 달이다. 불가에서는 참선을 하는 방 앞에 ‘묵언’을 써 붙인다. 선은 순수한 집중인 동시에 자기 인내인데 그 경지에 도달하려면 침묵이 제격이라고 법정 스님은 말한다. 이때 강조되는 침묵이 바로 인디언들이 말하는 침묵의 달이고 침묵의 의미다. 오롯이 나를 돌아보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가시나무 새’ 노랫말처럼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은데 그렇게 많은 나 중에 ‘반듯한 나’ ‘나한테 이로운 나’의 바람직한 나로 살았다면 좋았을 것인데 뭔가 부족했다는 자성이 물처럼 밀려오는 한 해의 끝자락이다.

자신을 다스리는 것의 어려움에 대하여 노자는 ‘타인을 지배하는 자는 강력하지만 자신을 지배하는 자가 더 강하다’라고 했다.

우리네 삶에는 해서 후회하는 일도 많고 안 해서 후회되는 일도 많다. 타이밍을 놓치고 그르치는 경우도 있다.

세상을 살면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소심하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진실을 전달하지 못하기도 한다. 사과하는 마음이 부족한 것이다.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한국인들은 문화차이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은 사고의 잘잘못이 가려지기도 전에 죄송한 마음으로 먼저 “아이엠 쏘리”를 한다. 미국인들은 이 말을 사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라는 말로 해석해 잘못을 고스란히 떠맡는다고 한다. 서양 사회에서의 사과는 사과의 내용을 인정하고 책임진다는 지극히 이성적인 무거운 말임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는 사과는 용서를 빌거나 화해를 칭하는 치유와 각성의 언어다.
 
이 해를 보내며 후회되는 일은 없는가. 사과를 해야 되는 일은 없는가. 우리 정서에 따른 사과를 하자, 담대한 사람만이 사과를 먼저 청한다는 이치를 깨닫자. 그래서 내 영혼을 윤택하게 살찌우자.

한 해를 어떻게 보내고 새해를 어떻게 맞을 것인가 저마다 서 있는 자리가 다른 만큼 그 감회 또한 각양각색이다. 이 무렵 누구에게나 얼마 간의 보람과 회환이 교차할 것이다.

삶이란 결국 시시각각 이런 희망과 절망, 긍정과 부정으로 짜여지는 것이다. 다만 지금 이 순간과 상황을 어떠한 방식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냐가 다를 뿐이다. 구시화문(口是禍門)의 문구를 떠올리며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값진 시간을 가져보자.


※본 내용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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