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업데이트일

2019년 12월 08일(일요일)

w w w. k m r n e w s. c o m

 

 

 

 

 

정치
경제
사회
교육/문화
행정
건강/스포츠
 
오피니언/컬럼
알립니다
군산정보통
뉴스촛점
기관/단체/인물
전북도정뉴스
 새만금 국제공항 군산 부...
 4.15총선 군산 민주당...
 헌대重 “군산조선소 즉...
 짬뽕거리 입점예정자 전...
 내년 군산시 예산안 1조...
 내년 군산시 본예산, 상...
 “군산시 인구 마지노선...
 군산지역, 휴대폰으로 ...
 (사)대한민국특전동지회...
 신임 추교진 공군 38전...
내 사랑하는 군산이 눈...
자축합시다 익산이 전북 ...
군산을 방문했던 지인들...
군산 버스노선은 정말 아...
수송동 삼성써비스센터에...
 

 

홈 > 오피니언/칼럼

 

[칼럼]대교약졸(大巧若拙) - 맑고 고요함으로

2019-11-27 09:15:54

 

최승호 전 군산예총 사무국장

 


대교약졸은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45장에 나오는 말이다.

국어사전에는 “훌륭한 기교는 도리어 졸렬한 듯함”이라고 그 뜻이 풀이되어 있다. 많이 쓰이는 말은 아닌데, 미학상의 어떤 경지를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즉 서툰 듯하고 기교가 없는 듯하지만, 실상은 기교를 겉으로 한껏 드러내는 경지를 넘어선 솜씨를 가리킬 때 이 말을 쓰는 경우가 있다.

졸(拙) 자는 옹졸하다, 서툴다, 질박하다, 즉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등의 뜻을 가진다. 이 졸자가 들어가는 한자로는 졸필(拙筆), 졸작(拙作), 졸렬(拙劣) 등을 들 수 있다.

졸장부(拙丈夫)라는 단어도 있으니, 모자라고 부족한 사물이나 사람을 나타낼 때 접두사로 쓰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고졸(古拙)이라는 뜻에서는 재주나 솜씨를 드러내거나 으스대지 않고 감추며 낮추는 미덕을 만나게 된다. 

 추사(秋史) 김정희의 봉은사판전현판(奉恩寺板殿懸板) 글씨를 보자.

조선의 대표적 문인서화가 김정희는 노년에 경기도 과천(果川)의 과지초당(瓜地草堂)에 머물면서 봉은사에 자주 들리곤 했다. 구전(口傳)에 따르면 추사는 이 글씨를 사망하기 사흘 전에 썼다고 한다. 만년의 순수한 모습이 드러나며 일생동안 순탄치 않은 생애를 겪으면서도 학문과 서화에 침잠했던 그의 깊고 진중한 멋이 오롯이 담겨 있다. 세간에서 이 글씨체를 '동자체(童子體)'라고 부르는 뜻을 새삼 일깨운다.  

 현대 세계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을 평할 때도 역시 비슷한 얘기들이 오간다. 마치 어린아이의 그림 같다고. 그러나 생전의 피카소는 "나는 열다섯 살에 벨라스케스처럼 그렸다. 덕분에 나는 80년 동안이나 아이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을 뿐이다. 

 오래 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임권택 영화감독의 인터뷰를 시청한 적이 있었다. 인터뷰어의 질문에 이 노감독은 어눌하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답변했다. 필자가 보기에는 영화적 지식이 부족하거나 작품 활동이 짧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질문을 받는 그 순간이 본인의 영화인생과 작업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는 과정이며 심지어 질문하는 상대방에 대한 무언의 배려와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공간적 환경도 고려하는 깊은 내공을 보았다. 노감독이 짊어온 영화인생의 진정성이 그대로 온전히 필자의 가슴에 와 닿았다.

순간 일본의 국보가 된 조선의 막사발이 오버랩 되었다.

 다시 노자의 도덕경으로 돌아가 보자.

큰 재주와 아름다움은 역설적으로 어눌하고 어설프게 보인다. 크게 깨닫고 실천하는 이는 그 경계가 일반적인 상식의 세계에 갇혀있지 않으니 조금은 부족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노자가 말하는 도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장은 청정(淸靜), 위천하정(爲天下正)으로 끝맺는다.  맑고 고요함은 노자의 정치철학을 엿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명제이자 결론이라 할 수 있다.

대교약졸(大巧若拙)!

뜻을 득한 자는 맑고 고요함을 실천하여 세상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모바일버전회사소개자문위원회광고안내신문구독신청개인정보처리방침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