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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상의 존재 자체로 감사한 시간들

2019-01-28 10:10:04

 

정건희 청소년자치연구소 소장

 



 새해가 시작되면서 제주에 다녀왔다. 도착한 후 스마트폰을 껐다. 알람도 일정표도 꺼졌다. 불안했다. 내 손에 휴대폰이라는 기계가 들어 온 이후 처음으로 일주일여 시간 동안 통신 너머 수많은 사람들과 단절된 내가 됐다.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덜 불안해 졌다. 알람이 없는 잠을 자고 해 뜨는 속도에 맞추어 잠을 깨어 올레길을 걸었다. 1코스, 2코스, 3코스 그리고 7코스, 8코스 등. 걸으면서 쫑알대기도 하고 하늘도 봤다. 하늘은 높고 그대로 인줄 알았는데 내가 본 하늘은 전혀 다르게 말을 걸어왔다.
 매일 올레길 주변에 향 좋은 커피가 있다는 카페를 찾았다. 수마, 테라로사, 루핀, 두가시……. 밤이면 영화를 봤다. 몇 년 전 다시 개봉한 ‘베티블루 37.2’, 그리고 ‘완벽한 타인’과 ‘스타이즈 본’ 등 되는 데로 보고 잠을 청했다. 게스트 하우스와 카페에서 틈틈이 은유 작가의 “싸울 때마다 투명해 진다”를 읽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마지막 장을 넘겼다.

 “생의 빈틈이나 존재의 허전함을 사람으로 채우려는 건 무리한 욕심이다. 그래서 음악이 필요하고 책이 필요한 건지도 모른다. 말 없는 그것들이 품은 살 같은 말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를 본다.”

 존재의 허전함을 사람으로 채우려는 건 욕심이라고, 그것도 ‘무리한 욕심’이라는 이 문장이 가슴에 ‘퍽’하고 달려 왔다. 사람으로 채워야 할 방이 있고, 글과 영화와 음악의 방이 있었다. 내 가슴을 들여다보니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일’이라고 행하는 내 존재의 이유였던 ‘활동가’의 방이 가장 크게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해야 할 방도 있었고, 사랑했던 친구가 떠나 버려서 텅 비어 있던 방은 많이도 외로워 보였다. 떠나고 돌아 와서 다시 온기를 내는 방도 있지만 죽을 때까지 비어 있는 곳도 있을 것 같았다.

 지나온 삶들을 돌아보면 무엇이 그리 치열했는지 모르겠다. 지나 보니 두발 자전거 같은 시간들이었다. 멈추면 넘어져서 일어날 수 없다고 믿고 무조건 바퀴를 굴려야 했다.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일은 나에게 만큼은 온전히 모든 것이었고 그 안에 삶이 있을 지경이었다.
 
 내가 삐끗해서 넘어지면 나와 연결된 삶의 관계에 얽힌 큰 자전거가 넘어질 것만 같았다. 너무 힘들어도 절대로 넘어지지는 말아야 했다. 힘든 순간에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아 댔다.
 
 어떤 이는 치열함으로 포장해 주면서 삶을 지지하고 존중해 주었지만 내 가슴에 있는 여러 개의 방들 중 꼭 들어왔으면 하는 공간들은 자꾸만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오로지 어떤 변화를 위한 ‘활동’이라는 방만 커지는 느낌. 나만 그럴까?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 자전거 타며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데는 삶은 아닌지.

 나에게 ‘활동’은 ‘노동’이고 ‘학습’이며 ‘여가’였다. 행해야 할 일은 가치, 이상, 철학, 어떤 뜻을 위한 변화의 과정으로서의 활동이기도 하나 이제 그 수준은 넘어야겠다. 사람들이 존재하는 그 자체로의 최선이 무엇인지 더욱 깊이 내려놔야겠다.
 
 아픈 사회에 약한 사람들을 추동해서 참여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는 힘의 운동이 아니다. 요즘은 그럴만한 힘도 없다. 가능하면 사람들과 온전히 함께 하며 공감하면서 몸을 싣는 것. 그 힘은 낼만하겠다. 사람이라는 존재의 존재를 위한 존재의 최선들. 그거면 됐다. 

 또 다른 새해다. 치열함을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또 다른 삶은 또 우리 모두를 무겁게 내리 누를 꺼다. 삶이란 녀석은 항상 그런 시간을 만들어 내지. 내 주변을 돌아보아도 10대부터 7~80대 어르신들까지 그 삶의 무거움에 살아가더라. 그 곳에 평안함도 있고 나와 같은 내적인 불안함에 어려워하기도 하고, 웃고, 감동하고, 울면서 그리 산다. 이러한 일상적인 삶이 희망임을 알겠다.
 
 그 삶의 과정 자체가 일상이다. 곧 구정 또 다른 새해, 그 시간동안 어떤 엄청난 일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겠다만, 내 보기에 우리네 일상의 삶을 감사하고 감동하고 즐겁게 살아내는 것 또한 못지않게 멋진 삶으로 보인다. 이번 한해 그 삶의 과정 안에서 만족하며 우리 모두가 존재 자체로 복되고 복된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지역사회의 시민들. 그런 복된 시간들이 되기를.

☞ 본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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