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감정에도 휴식이 필요합니다!2017-11-07 09:42:37
양성희 안전보건공단전북서부지사
최근 서비스업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서비스업 근로자에 대한 건강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감정노동 종사근로자 수가 증가하면서 감정노동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노동은 흔히 육체를 사용하는 활동적인 개념이었다. 이런 개념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를 거치는 과정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졌고, 최근에 들어서야 노동의 범주에 육체 노동뿐만 아니라 감정노동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엘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 교수는 감정노동을 고객 응대를 위해 얼굴표정이나 목소리, 몸짓 등을 만들어 감정을 관리하는 현대사회의 단면이라고 표현했다.
감정노동은 근로자와 고객 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조직의 목표달성을 위하여 근로자가 자신의 감정표현을 억제하게 되고, 근로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 조직에서 요구하는 감정표현이 충돌하는 감정적 부조화가 발생하게 된다.
고객이 화가 나서 심한 항의를 하는 경우에도 일부러 미소지으며 기분이 좋은 것처럼 응대를 하게 되는 것에서 근로자는 감정의 부조화를 겪게 된다.
감정노동에 종사하는 직업은 주로 마트 근로자, 콜센터 근로자, 골프장 캐디, 병원간호사 등 서비스 종사자와 판매근로자가 주를 이루는데 장시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정해진 공간, 고정된 위치에 대기하고 있으면서 손님 응대를 위해 계속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근무하는 동안 계속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게 된다.
심장은 평소보다 빨리 뛰고, 혈압은 높게 유지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계속 분비되는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적절하게 해소할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신체건강 이상이 초래될 수 있다.
국내에 보고된 감정노동과 관련된 문제로는 우울, 자살충동,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다. 한 연구결과에서는 감정노동자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흡연과 음주, 폭식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며, 최근 콜센터 상담원 현장실습을 나간 여고생의 자살사건은 감정노동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감정노동을 관리하기 위하여 회사는 감정노동이 업무의 일부이고, 중요한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자기보호매뉴얼’을 보급하여 무조건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악성고객에 대한 별도의 대응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이 고충을 직장에 전달할 수 있는 의사채널을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이다.
근로자 또한 개인적인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노동의 스트레스는 의사소통의 결여로 발생하는 부분이 많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혼자 감당하기 보다는 직장 상사나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 등 긍정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고, 동호회 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심리적인 재충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아쉬운 점은 감정노동의 문제가 요새 흔히 말하는 갑질문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이라는 위치에서 근로자에게 도를 넘어서는 폭언과 모욕으로 인하여 수백만의 감정근로자들이 아파하고 있다. 고객이라는 위치가 근로자 위의 우월적 위치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문화가 형성된다면 감정노동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감정에도 휴식이 필요한 요즘이다.
군산미래신문 (kmr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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