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미래신문 창간 21주년에 즈음하여 -

오늘날 교통·정보·통신수단이 발달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완전히 1일 생활권이다.

지역 간 왕래가 빈번하고 인적·물적교류가 끊임없이 이뤄짐으로써 우리 지역의 이해는 곧 타 지역의 이해와 상관되고 지역 간에 거리감을 느낄 수 없게 됨에 따라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에 대한 애착이나 지역주민의 공동운명체적인 의식형성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주민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갖지 않고는 지역발전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쉽게 말해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기업에서 생활하는 제품을 애용해 줄 때 그 기업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여기에서 얻어지는 이익은 다시 그 지역사회에 환원되어 확대생산 됨으로써 사회 일반에 고루 혜택이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 해주는 주민들의 의식이 곧‘내 고향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방지(道域紙)이나 지역신문(로칼지)의 가장 큰 역할 중의 하나가 이 애향의식의 고취에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이것이 자칫 국민들의 의식을 지역별로 갈라놓아 지역감정을 유발시킴으로써 <섹트>화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신문이란 국민의 정신이 하나의 애국심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문은 지역의 여론형성층(Opinion Maker)의 의견을 광범하게 수렴하여 이에 반영해야 할 것이며 또 신문 본래의 소임인 알려야 할 의무를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지역주민의 합의(Consensus)를 유도 해내야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지역인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 않는다면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지역 발전을 위해 지역주민을 어떻게 동원하고 참여시키느냐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여기에서 바람직한 주민의 여망을 정리하고 다듬어 집중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주민의 뜻을 한데 모아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지역신문의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지역신문은 지역주민의 이익이 어디에 있는가를 발견해서 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적절한 길을 제시해야 한다. 타 지역과 이익이 상충되거나 또는 지역의 이익이 지방이나 국가이익과 일치하지 않을 때도 있을 수 있다. 그럴 때의 경우, 지역신문은 지역의 이익을 대별할 수밖에 없다.

◇ 지역신문의 진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세 가지 유형의 각종 신문이 발행되고 있다.  ① 전국지(중앙지) ② 지방지(道域紙) ③ 지역지(로칼신문)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서로 비교해서 말해 본다면 전국지(중앙지)가 전국을 대상으로 하여 발행되는 신문이라면 지방지는 전국지와는 달리 도 단위의 지방을 에리어로 하여 발행하는 신문이다.

이와는 달리 지역신문은 로칼(Local)신문 또는 커뮤니티 페이퍼(Community Paper)라고도 불리면서 지방지 보다는 소규모로 발행되는 일간(日刊) 또는 주간(週刊)의 지역 소신문을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지역신문이란 아주 작은 신문 같이 보일 수 있다. 전국지와 지방지의 사이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할 일은 그들 대단위 신문들 못지않게 많다. 전국지·지방지라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그들이 아무리 대신문이라고 해도 ‘지역판’을 무한대로 세분화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들 대신문이라고 해서 무엇이고 모두 할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지역신문은 그들이 할 수 없는 것을 지역신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국지는‘이락전쟁’을 비롯한 국제 뉴스를 다루고 지방지는 도 단위 소식을 다루지만 지역신문은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런 것 보다는 지역의 상·하수도 사정, 농사정보, 이웃 간의 애경사, 마을의 미담 소개 등을 더 소중하게 다루는 것이다. 이같이 보면, 전국지, 지방지, 지역지 등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지역신문은‘우리 지역·우리 생활·우리 사랑’을 모토로 하여 신문을 제작해야 한다. 즉 독자들에게 친근감 있는 서비스와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존재를 확인 받아야 한다.

독자들이‘이것이 곧 나의 신문’이라는 애착심을 갖게 될 때 지역주민은 지역신문을 찾게 되고, 그 속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며, 또 이렇게 집합된 힘은 나아가서 향토발전의 기름진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군산미래신문이 지역신문으로서 주민들의 희노애락을 담고 신속하고 정확한 보도로 지역의 공기 역할을 충실히 잘 해주고 있음을 응원하며 ,현재처럼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지역신문으로 제 역할을 다해주길 기원합니다.

◇이치백 회장 주요약력

전 전북일보 편집국장·주필(이사), 전라일보 사장, 관훈클럼 감사(종신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