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광희의 群山 야생화산책 ⑬ 모래지치
꽃 중앙에 노란 별 품고 있는 별들의 식구
바닷가의 해안사구에서 자생하는 모래지치는 꽃 중앙에 노란색의 별을 품고 있는 다년초의 지치과로서 같은 지치과인 반디지치 역시 파란 꽃잎 바탕에 하얀 별을 그리고 있는걸 보면 별들의 식구처럼 보인다.
잎은 진한 녹색보다 털이 밀생하여 옅은 회색빛 기운이 돌고 줄기는 위쪽으로 25cm전후 크기로 성장하는데 날씨가 좀 더워지면 하얀 꽃잎의 가장자리가 혜성처럼 타버리기 때문에 순수하고 깨끗한 꽃잎을 보기가 쉽지 않다.
많은 꽃들 중에 해안가에 뿌리를 내리는 풀들은 대체적으로 ‘갯’자가 붙어 있는데 이 지치는 ‘모래’가 붙어 있는걸 보면 건조와 부실한 영양상태에서도 견디고 모래의 이동에 대해서도 저항성이 강한 사구식물이란 걸 바로 알 수 있다.
지역 내의 다른 해안가보다 특히 고운 모래가 잘 발달되어 있는 비응도 모래사장 언덕 윗부분에서 군락으로 자생한다.
이런 척박한 지형조건에서 자라서인지 모래지치의 꽃말은 가련(可憐)이지만 모래속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자라나면서 새로운 줄기는 육상으로 반듯하게 자라나는데 다른 종들은 주변에 잘 침범하지 않아 대식구로 권역을 형성하듯 자라나기 때문에 외롭지는 않을 듯하다.
일찍이 본초강목에서는 모래지치의 뿌리를 제외한 지상부를 모래위에서 자생하는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사인초(砂引草)라 불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