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노래
잊고 있었다
언제나 곁에서 노래하도 있었지만
듣지 않았다는 것을
유난히 힘들어 보이는 날
푸닥거리는 날개
퍼렇게 질린 눈으로
사력을 다해
여전히 노래하고 있었다
수만 번도 더 불렀을 그 노래가
이제야 가슴으로 파고드는 것일까
누군가 외로움으로
소리치고 있을 때에도
저 새들의 노래처럼
듣지 못 했을지도 모르지
이 혜 옥
*시 감상 (배 환 봉)
내 고뿔이 남의 열병보다 더하다는 속담처럼 우리는 내 일에 급급해서 남을 돌아 볼 새가 없다. 누가 고독으로 죽어간다 해도 밤낮 들리는 새들의 소리처럼 무심히 지나쳐버린다. 귀기우리면 마음으로 들리는 새들의 노래를 우리는 그저 남의 일이라서 무심할 뿐이다. 그러다가 누군가 외로워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새삼 느끼는 마음, 그것이 시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혜옥 시인의 시는 여린 마음처럼 시 세계도 곱다. 나루문학 회원으로 여러 단체에서 시작(詩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시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