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날아 오고 있을까
조경숙<청사초롱 회원>
침묵의 날개 퍼득이며
처마 끝 맴돌다
참선하는 고목 꼭대기를
선회하던 제비 한 마리.
이제는 자유로운 새
아직도 너는 무슨 힘으로
나를 억겁속으로 당겨
하늘 저켠
기다림으로
올려다 보게 하느냐.
시감상-----------배환봉
만일 인간에게 꿈이 없다면 이 세상은 사하라 사막이나 별반 다를 게 없으리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이 고달픈 세상에서 꿈이라는 것 마저 없다면 내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제비 한 마리 옛 집을 찾아 왔건만 변화된 서양식 집에 낯설어 헤매다가 오래 눈익은 고목나무 위를 돌다 날아 간다. 끊을 수 없는 애착. 차라리 자유로워질 지도 모를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도 되련만... 그런데 어인 일로 다시 뒤를 돌아보고 싶은 건지. 찾을 수 없은면 그만 다 잊어도 되는 것을 그렇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대체 누가 만들어 놓은 운명의 슬픔이란 말인가. 조 시인의 종교적 사고의 내면이 잘 들언난 글 같은 느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