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대다
온 생을 말아 쥐고
터질 듯 말 듯
연근 봉숭아 씨앗
그리움 품어 숨 막힌 고요
터트릴 듯 말듯
머뭇대는 백일홍
낮달 삼켜 목울대 아픈
피어날까 말까
망설이는 달맞이꽃
까치발 돋는 여름 한 낮
무엇으로 찬란했는지
놓치고 머뭇대는 것들은
정 연 정
시 감 상 (배 환 봉)
계절이 어느덧 한 겨울로 접어들었다.그 찬란한 태양은 어디로 숨어버리고 음울한 겨울 날씨가 어설프다.
우리가 산다는 것도 오가는 계절 같은 것인가 보다. 봄가을 같은 계절은 잠시이고 혹한이거나 폭염이거나 길고 긴 시련이다.
하지만 자연은 그 계절을 놓쳐서는 안 된다. 찌는 듯한 더위라 해서 머뭇거리다가는 자기 꿈을 놓쳐버리고 만다. 만사는 때가 있어서 머뭇대다가는 꿈을 놓친다.
고난이라 해도 머뭇거리기만 하다가는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 같다.
정 연 정 시인은 나루문학 회원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군산의 기대되는 젊은 여류시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