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상
조 정님-이랑회 회원(군산시 여성 복지과 사회대학 내 )
골목길을 따라
한 아이가 걸어가고 있다
심부름을 가고 있는 걸까
시장안 생선 가게에 머물더니
싱싱한 생선을 골라
검은 봉지에 담고는
어디론가 씩씩하게 걸어간다
촘촘하게 땋아 올린 머리와
선머슴 같은 생김생김이 익숙하다
시장길을 지나면 어김없이 그 아이와 만난다
길들을 지나 작은 집으로 그 아이가 들어간다
아이는 엄마에게 생선 봉지를 건넨다
그 골목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반가운 마음에 눈을 만지려 하지만
눈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 아이도 엄마도 눈도
다만 보일 뿐 만질 수가 없다
이제는 되돌아 갈 수도 없다.
감상-------배 환 봉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거듭 부딪치다 보면 묘한 호기심이 생기기도 하고 그로 인한 연상 작용이 일어나 한없는 상상속으로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한다.
한가한 시간을 내어 거리로 나가 모든 사물을 유심히 바라 보노라면 혼자도 많은 이야기거리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글의 발상이 된다. 그때의 특이한 감정을 글로 적으면 이런 시가 되기도 하고 좋은 꽁트가 되기도 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이도 처음 시를 배우기 시작한 분이다. 그 이름도 모르는 소녀는 이미 친숙한 느낌 뿐 아니라 호기심까지 생겨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어머니가 보아야할 시장을 왜 늘 아이가 가야 하는가? 어머니는 왜 밖을 나오지 못하고 집에서 생선을 건네 받는가? 남의 일에 참견할 수는 없는 일지만 그 사정이 분명 불행쪽인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골목엔 눈이 내린다. 그러나 끝내 사정을 모른 채 그 일은 끝이났다.
눈이 내리는 먼 훗 날 다시 회상으로 떠 오르는 그 소녀에 대한 모성의 따뜻한 사랑이 여운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더 큰 발전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