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신기루
김선미--------여류 문학 회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적이 있습니다
어느 해 겨울
시린 손보다
더 시려오던 가슴을
어쩌지 못해 밤을 지새운 적이 있습니다
사랑도
사랑을 많이 해 본 사람이
더 잘 가꾸어 가는 것임을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냥 무조건
해바라기처럼
당신을 향해서
고개 돌리고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가슴 터질 듯
미워하고 그리워 했던 사람
그 때는 정말
사랑이 더 큰 용서임을 몰랐습니다.
눈이 많이도 내리던
어느 해 겨울
그 지긋지긋하던 눈발들이
지금은
내 가슴에 남아
추억으로 나부낄 줄 몰랐습니다.
그 때는.
시 감상---------배 환 봉
/모든 것은 일 순간에 지니간다/ 그리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다/
가끔씩 명시가 진리처럼 떠 오르는 이유는 그 말이 절실한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다. 살다 보면 정말 모든 것은 순간들이다. 그 짧은 순간들이 이어져서 한 생을 이루는 것이라서 결국 내 일생은 많은 토막 이야기들의 연결인 셈이다. 이 시도 /지금은/ 내 가슴에 남아/ 추억으로 나부낄 줄 몰랐습니다/ 그 때는/ 이라고 했다.
그 때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그렇게 괴로웠던 사랑의 아픔도 먼 훗날 이렇게 그리움이 될 줄 몰랐다고 고백하는 시인의 마음이 정말 순수해서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 모든 갈등은 하찮은 자존심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도 살다
보면 참 많이 생긴다. 그러나 그로인해 소중한 것을 영영 잃어버린다는 걸 그 때는 모른다. 먼 훗날에야 깨닫게 된 다는 게 비극인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