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놓고 앉아서
이경아------시인
내 집이 덩그렇게 커 보인다
가을자락 길게 쓸리는
가랑잎의 얘기도
창 밖은 온종일 슬퍼 보여
덩달아 하늘을 바라 볼 수 없는 나는
멍하니 손을 놓고 앉아서
바람 이는 수면처럼 떨고 있다
따뜻한 햇빛이 짙은
그림자를 감추고 서서
나를 감싸안고 있지만
그래, 어머니가 안 계신 내 집은
너무 커 보인다
마음은 언제나 마음뿐이라고
고즈넉이
밤을 지샌 가을 어느 날
어디에서도
어머니의 기척은 찾을 수가 없다.
시 감상------ 배 환 봉
우리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는 말이 있다. 살아서는 쌈 벗이라 해도 평생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의지하며 살아온 내 가족들, 그 사람들과의 이별인데 어찌 그 자리가 텅 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즈음 흔한 유행가 한 자락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이유를 우리들은 잘 안다. " 있을 때 잘 해 " 라고 하는 말이다. 누군가 정말 가슴 깊은 곳에서 울어나온 말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에 농담처럼 말하면서도 어쩌면 자신을 확인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 말은 들을 때 뿐 왜 우리는 소중한 사람들을 가깝게 있을 때는 잊고 있다가 다 지난 후에야 가슴 아파 하는지 모를 일이다. "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 하리 " 정말 되돌릴 수 없는 것을 ...
이 시인은 시어머님과의 사별 후 많은 시로 애도하는 것을 보고 정은 우리 모두의 일상적 관념을 초월한다는 걸 보여주어 따뜻한 느낌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