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남 은 경-----이랑회 회원( 여성회관 사회대학 문창반)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한 지난 시간들이
무심히도 나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인내와 외로움 속
나를 보며
많은 아픔들을
마음 보자기에 꼭꼭 담아
한 구석에 밀어 두고
무표정한 얼굴 위
굴곡진 세월의 흔적 다 지우고
예쁘게, 따뜻하게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삼십 년이나 지나
그것이 다 허상 이었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지하게 살지 못한
후회의 씁쓸함이
이제야 입가에 잔잔히 흐릅니다.
감상------ 배 환 봉
어떤 글에서 신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는 죽음이라 했던 구절이 생각난다. 만일 천년 만년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 지겨워 미리 치칠 것이고 그보다도 문제는 인간이 행복이나 만족을 모르고 더 큰 욕망으로 세상이 억망이 되리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백 살쯤이면 살아 보니 알맞은 수명인 것 같기도 하다. 성공하기에도 적당하고 또 실패를 한다 해도 지겨운 세월 딛고 다시 일어 설 수 있는 기간으로도 이만 큼이면 견딜 수 있는 시간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를 읽으며 '세월이 약' 이라던 옛 격언이 떠 올랐다.
삼십 년이 지난 지금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지하게 살지 못한/ 후회의 씁쓸함이/ 이제야 입가에 잔잔히 흐릅니다/ 이렇게 인생을 깨닫고 다시 본인의 의지대로 산다면 얼마든지 행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것은 인간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일찍 깨닫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만은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무리 겉치장을 한다 해서 마음까지 치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것은 허상이었다는 고백이 마음이 와 닿는다. 모쪼록 시를 사랑한다는 은경씨의 시 세계에 큰 발전있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