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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험한 손길
배 환 봉
언 땅 밑 풀잎의 여린손이
햇살을 잡으려고 살며이 흙을 밀친다
햇살은 돌틈까지 팔을 밀어
언손을 잡아 끌어내 준다.
자연의 섭리라지만
그 가을 뒤뜰 은행나무
우수수 잎 떨구기에
제 가슴 한인가 했지.
꼭대가까지 잎 다 털어
찬 바람에 가슴 시린 풀잎
몸에 감기는 빛 죄다 쏟아
따뜻한 온기 더 주려했나 보다.
봄은 아직 이른데
꽁꽁 언 어린 심장 이내 멎을까
햇살은 긴 팔 뻗어 조용히 맥을 짚느라
종일 뜰에 와 머물고 있다.
연약한 풀들의 목숨
부활의 그 기적은
영험한 당신의 진맥으로
파닥파닥 일어나 생기 돋았나 보다.
'서북풍 불다 한때 비' 중에서
